'집사게이트' HS효성 조현상 8월1일 출석..KB캐피탈도 투자

김건희특검, 23일 신한은행·경남스틸 등 소환 조사

2025-07-23     강민혁 기자
김건희씨의 '집사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신한은행의 정근수 전 부행장이 2025년 7월 2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포쓰저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집사 게이트'를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등 IMS모빌리티 투자 주체들을 23일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여사에게 다음달 6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해 놓은 특검팀은 기업들의 투자 경위와 함께 김예성씨에게 흘러들어간 최소 46억원의 행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을 미뤘던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내달 1일 출석을 예고했고, 4대 금융지주 계열사 중 신한은행에 이어 KB캐피탈도 IMS에 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이날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현 신한투자증권 CIB총괄사장)과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와 김예성씨의 부인 정모씨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불러 조사했다.

정 전 부행장은 특검에 출두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  최 대표는 "정상적인 투자 활동의 일환이었다, 김 여사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김 여사의 영향력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냐는 취재진 질의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정씨는 "현재 남편이 어디 있는가", "남편이 차명법인을 통해 46억원을 챙긴 의혹이 맞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진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2023년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키움증권,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최소 184억원의 '뇌물성  투자'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IMS모빌리티가 유치한 투자금 가운데 46억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김씨로부터 양도받아 보유하던 IMS모빌리티 구주를 사들이는 데 쓰였다.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정씨가 1인 이사로 있는 등 사실상 김씨 개인회사로 파악되면서 46억원도 김씨를 통해 김 여사 주변으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이날 정씨를 상대로 이노베스트코리아 사내이사가 된 경위, 구주를 매각한 이유, 46억원의 사용처 등을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도피 중인 남편 김씨의 귀국·출석 의사도 확인하고 있다.

김씨는 4월 베트남으로 도피성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와 함께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특검은 2023년 당시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를 지낸 윤재현 씨도 전날 소환, 기업들로부터 투자받은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24일 오전 10시에는 투자 기업 중 유니크, 중동파이낸스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집사 게이트와 관련된 조사 대상으로) 몇 개 회사가 더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필요하다면 그런 회사들에 대한 조사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사 가운데 한국증권금융·카카오모빌리티·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미 소환해 1차 조사를 벌였다.

17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21일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각각 소환했다. 카카오의 경우 당초 특검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방광암 투병 중인 점을 감안해 류 대표로 조사 대상을 변경했다.

해외 출장을 이유로 21일 예정됐던 조사를 연기한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은 31일 귀국해 8월 1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특검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KB금융의 100% 자회사인 KB캐피탈도 IMS모빌리티에 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투자 당시 KB캐피탈의 고위 임원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설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계열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김 여사의 영향력에 기대 투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IMS모빌리티 측은 KB캐피탈을 비롯한 투자사들이 모두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조현상 HS효성 그룹 부회장./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