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로 다시 얽힌 대웅제약 '갑질' 형제..쫒겨난 차남 사옥서 접대?

로비 활용 재즈바 건물, 차남 윤재훈 대표 운영 알피바이오 소유

2025-06-27     신은주 기자
대웅가 차남인 윤재훈 알피바이오 대표이사 회장(왼쪽),  삼남인 윤제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C). 

[포쓰저널] 대웅제약이 리베이트 의혹으로 다시 수사선상에 오른 가운데 과거 경영권 다툼과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대웅제약 오너일가 형제가 다시 주목된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웅제약 영업 직원들이 의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과정에서 활용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재즈바가 있는 건물의 소유주는 '알피바이오'로 확인됐다.

알피바이오는 고(故) 윤영환 대웅제약 창업주의 차남인 윤재훈(63)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문제가 된 재즈바는 윤재훈  대표의 장녀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훈 대표는 전 대웅제약 부회장으로 과거 동생인 윤재승(62) 현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와 후계자를 놓고 다투다 밀려나 대웅제약 지분을 팔고 알피코프로 독립했다. 

알피코프는 2016년 8월 알피바이오와 알피스페이스로 분할됐고 알피바이오는 2022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OEM(주문자상표부착)·ODM(제조자개발생간) 위탁생산 회사인 알피바이오의 지분은 윤재훈 대표(48.27%)와  배우자, 세 자녀가 총 56.67%를 보유하고 있다

알피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은 1240억원, 영업손실 7억원, 순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640억원), 대웅바이오(72억원), 대웅생명과학(39억원), 알피스페이스(4억원)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매출은 14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가 넘는다. 

대웅그룹의 지주사인 (주)대웅은 지난해 말 기준 창업주의 3남인 윤재승 현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가 11.61%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다. 창업주의 장남인 윤재용 6.97%, 장녀인 윤영 5.42% 등 특수 관계인이 38.10%를 갖고 있다. 차남인 윤재훈씨의 지분은 없다. 

윤재승 CVO는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검사 출신(사법연수원 16기)으로 1995년 대웅제약에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두 형을 제치고 1997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이상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큰 형 윤재용씨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주고 2009년 (주)대웅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6월 다시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고 윤영환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며 2014년 9월 대웅제약 대표이사 회장직을 물려 받았다.

2018년 8월 임직원에 대한 욕설 폭언 내용이 공개되며 갑질 논란으로 대웅제약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자 회장 취임 4년 여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3년 6개월만인 2022년 2월 대웅제약 CVO로 경영에 복귀했다. 

차남인 윤재훈씨도 직원들에 대한 욕설과 성희롱 발언 등 갑질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 2023년 국정감사에서 출석 요구를 받은 바 있다.

현재 대웅과 대웅제약 등은 모두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윤재승 CVO는 자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윤 CVO가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전국 380여 병원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이 담긴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해당 보고서에는 대웅제약 영업직원들이 의사들의 학술행사에 수억원을 지원하는 대가로 신약 처방을 약속받는 등 대가성 거래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한 영업직원은 의사로부터 학회 지원금 액수를 직접 전달받고, 이에 대해 신약 ‘펙수클루’ 처방을 확실히 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뇌질환 개선제 ‘글리아타민’ 신약 승인을 부탁한 영업직원과 이를 승인할 약무위원회 소속 교수 간 대화 내용도 담겼다. 

대웅제약 영업사원들이 의사 접대에는 대웅제약 창업주의 차남인 윤재훈씨의 장녀가 운영하는 재즈바와 농수산물 쇼핑몰을 활용했다는 의혹도 밝혀졌다.

보고서에는 해당 재즈바에서 의사들과의 신약 설명회가 열렸고, 쇼핑몰 제품이 의사 자택으로 여러 차례 배송된 기록이 있다.

대웅제약 자회사 리조트도 의사들을 초청하는 행사 장소로 활용돼 의사 가족의 여행 지원까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법 의혹은 지난해 익명의 공익제보자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됐고, 권익위는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하지만 당시 성남 중원경찰서는 제한된 인력을 이유로 대학병원 의사들에 대한 조사는 전혀 하지 않고 일부 개인병원 의사들만 조사한 뒤 지난해 4월 불입건 처리하며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부실수사 논란이 일자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사건을 광역수사단에 이관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대웅제약 측은 학회 지원과 접대는 모두 합법적인 마케팅 활동이며, 창업주 일가 업체들은 현재 회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  즉은 “학회 후원과 제품설명회 등은 모두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활동”이라며 “공익신고자가 제시한 보고서는 일부 영업사원이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에 개인적으로 작성한 활동 메모에 불과하다. 일부 내용이 과장돼 해석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과거에도 불법 리베이트로 수차례 수사 선상에 오르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로 알피바이오 사옥. 이 건물 재즈바에서 대웅제약 영업사원들이 의사들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2026.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