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5]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작 아닌 '빅게임'으로 글로벌 진출해야"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개막..24~26일 넥슨판교본사-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국내 대표 게임 지식공유행사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NDC25'의 막이 올랐다.
넥슨은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넥슨 판교본사에서 NDC25를 진행한다.
NDC는 2007년 사내 소규모 발표회로 시작해 20211년 외부행사로 공개됐다. 이후 규모가 꾸준히 성장해 2019년에는 누적 관람객 2만457명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넥슨은 코로나19 팬더믹이 발생한 2019년 이후 내부 재정비를 거쳐 6년 만에 공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NDC 25의 세션 분야는 ▲ IP(지식재산권) ▲게임기획 ▲프로그래밍 ▲비주얼아트&사운드 ▲프로덕션&운영 ▲사업&경영관리 ▲데이터분석 ▲블록체인 ▲인공지능 ▲커리어 등 총 10개 트랙으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IP 분야를 신설해 IP 확장 전략과 관련한 최신 노하우와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올해 행사 세션은 총 49개로 구성됐다. 넥슨 소속 발표자의 세션은 34개, 외부 발표자 세션은 15개다.
환영사를 맡은 이정헌 넥슨 재팬 대표는 "넥슨은 오랜기간 축척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주요 IP를 다방면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바뀌고 시장 환경이 변해도 게이머들은 재밌는 게임을 기억하고 다시 찾는다. 그 재미를 찾기 위해 더 오래동안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NDC의 핵심은 바로 이런 실무 중심의 지식 교류와 경험 공유에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마주한 고민과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나누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배움을 얻고 함께 성장해왔다. 이러한 교류의 문화가 게임 산업 전반의 깊이를 더하는 데 꼭 필요한 힘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NDC 25에서는 넥슨의 고민과 방향성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올해 NDC가 잠시 멈췄던 현장 기반의 지식 교류를 다시 활성화하며, 각자 현업에서 마주한 현실과 해법을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조강연 발표자로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부사장이 나섰다.
그는 '우리가 빅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게임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갖춰야 할 핵심 전략과 '빅 게임'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현재 게임 시장에 대해 "모든 시장이 포화되자 각 기업들은 서로의 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발사들도 내수용 게임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쟁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우리도 더 이상 방어적인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빅 게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빅게임의 정의에 대해 "빅게임은 기존에 우리가 만들어 온 '대작'과 다르다. 빅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규모와 퀄리티를 갖춘 게임, 기존의 경쟁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수준의 타이틀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의 몇년이 한국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우리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수년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빅게임은 글로벌 시장의 강자와 경쟁할, 글로벌 기준에서의 빅게임이어야 한다. 기존에 축적해 온 노하우와는 달리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려면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빅게임들과 국산 게임들의 대표적인 차별점으로 ▲마케팅 방식 ▲개발조직 구성 ▲ 콘텐츠 규모를 꼽았다.
마케팅 방식에 대해 박 대표는 "기존 국내 게임은 사전등록 ->캐릭터선점이벤트->론칭으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보통 2개월로 압축된다. 하지만, 글로벌 빅게임들은 출시 몇년 전부터 게임 트레일러를 론칭하며 지속적이 노출과 마케팅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빅게임들이 이같은 마케팅 방법을 택한 이유에는 마케팅 효율의 문제가 있다. 글로벌 시장은 인구는 많지만 그만큼 넓게 퍼져있다. 한국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 마케팅 효율이 좋지만, 글로벌 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단적인 예로 강남역 낮 유동인구는 60만명인데 비해 세계적인 도시 뉴욕 타임스퀘어 유동인구는 36만명에 불과하다"며 "이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하던것 같은 단기적인 마케팅은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조직 구성에 대해선 "한국의 많은 게임들이 적게는 40명 많게는 150명 정도의 팀을 구성해 진행한다. 하지만, 글로벌 빅게임은 1000명 2000명 개발진을 꾸려서 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경우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의 문제도 새롭게 떠오른다. 해외의 경우 게임의 파트별로 다른 스튜디오에 맡겨 게임을 조립하는 등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에게도 고민해야할 지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규모에 대해선 "한국은 이른바 가성비(가격대성능비율)가 좋은 스토리라인을 추구한다. 집중해야할 장면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은 간략하게 넘어가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하지만, 글로벌 빅게임들은 작은 장면 하나를 위해서도 캐릭터들이 새로운 움직임과 표정을 보여준다. 마치 영화같은 경험을 안겨준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유저들은 대규모 콘텐츠를 요구하고, 이는 수백명 단위의 개발조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응집력은 있지만 소규모인 팀 중심 개발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앞서 말한 문제들은 빅게임을 만드는데 있어 겪게되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가 발견한 노운 언노운(Known Unknowns, 발견된 미지)"라며 "문제는 인식했지만, 아직 해답은 모른다. 더 무서운 것은 언노운 언노운(Unknown Unknowns 발견하지 못한 미지)"이라고 했다.
" 존재조차 모르는 문제들이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그나마 언노운 언노운은 경쟁자들이 우리보다 앞서 그 문제를 마주했으므로 후발주자인 우리는 보다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아직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열려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산적한 숙제를 빠르게 풀어 빅게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번 NDC 25가 그런 도전의 해법을 함께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