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선업 '초격차' 지키려면..국가전략기술 지정 서둘러야"

국회 'K-조선 글로벌 미래 초격차 기술확보 토론회' 김형택 "중국, 일본은 이미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 "전략산업 지정시 2030년까지 세액공제 3356억원 효과" 이은찬 "한-미 조선협력 등 정부 역할 확대 필요"

2025-06-18     송신용 기자
2025년 6월 18일 국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K-조선 글로벌 미래 초격차 기술확보 토론회'에서 김형택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상무가 '조선산업 국가전략기술 지정 및 기대효과' 주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신용 기자

[포쓰저널=송신용 기자] 한미 통상협상에 '핵심 카드'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 조선이 지금같은 호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조선업은 단순한 제조산업을 넘어 해운물류안보, 에너지전환, 수출경쟁력 확보 등 국가 전략과 직결된 분야로, 국가전략기술 지정과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술 초격차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K-조선 글로벌 미래 초격차 기술확보 토론회'에서는 정부와 학계,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조선업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를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김형택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상무는 '조선산업 국가전략기술 지정 및 기대효과' 주제 발제를 통해 "중국과 일본은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조선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탈탄소·스마트 선박 기술을 국영조선그룹 중심으로 집중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은 해사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자율운항 선박의 국제표준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이 생존하려면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선박에 대한 과감한 R&D(연구개발) 투자와 상용화를 위한 실증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조선업이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다면 조선업계가 2025~2030년 R&D 투자금액 1조1183억원, 세액공제 3356억원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산업의 국가 경제 기여는 무역수지 2633억달러(약 360조 8790억원), 고용 70만1000명, 부울경과 전남 등 지역경제 148조원, 세수 13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그는 국가전략기술로 조선업이 지정되면 미국에 지원할 수 있는 MRO(유지·보수·정비), 군함과 LNG선, 쇄빙선 등 핵심 협력 예상 분야도 자연스레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통상협상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의미다.

2025년 6월 18일 국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K-조선 글로벌 미래 초격차 기술확보 토론회'에서 이은찬 산업연구원 산업전환전략연구단 연구위원이 '조선산업 현황과 한중 경쟁력 비교' 주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신용 기자

이은찬 산업연구원 산업전환전략연구단 연구위원은 '조선산업 현황과 한중 경쟁력 비교' 발제 발표를 통해 한국의 조선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4년 전 세계 조선 수주량은 6억7400만CGT로, 한국이 1억1000만CGT(16.3%)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4억7400만 CGT(70.3%)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4.2% 하락했다.

그는 2026년 한국의 선박 수주잔량은 유지되고 중국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파악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생산능력 확장과 달리 한국은 중소형 선박, 범용 선종, 기자재 생태계 등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기술력뿐 아니라 기자재, 금융, 수요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키워야 글로벌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소, 자율운항 등 원천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지속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민간의 힘만으로 극복이 불가능한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조선업이 호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미 조선협력을 비롯한 정부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좌장인 김명현 부산대학교 교수 겸 대한조선학회장을 필두로 △김현수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 △김승혁 삼성중공업 상무 △석욱희 경상남도 주력산업과 과장 △김의중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 과장 △문경호 기획재정부 조세특례제도과 과장이 패널로 나섰다.

김 교수는 "전략기술로 지정되면 R&D 등에 투자가 많이 될텐데, 학계 등에도 자연스럽게 지원이 돼서 업계 전체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 상무는 "현재는 조선업에 위기도 있고, 기회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중국을 바라보면 엄청난 위기다. 세계 조선업도 주위 환경의 변화로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의 조선업은 앞으로 10~20년 정도 글로벌 리딩(세계 선두)에 서지 않을까 생각한다. 핵심 원천기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석 과장은 "스마트 생산 시스템의 조기구축, 전문가 인력 양성과 사업가 지원, 블루오션 발굴 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과장은 "민간과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선업계의 영업이익이 흑자가 나오기 시작해, 향후 몇 년은 투자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도 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업을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문 과장은 "조선업도 미래형 운송수단 분야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 R&D에 지난해 4조6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다. 통합 투자 세액공제 부분에서는 1조9000억원 규모 재정을 투입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허성무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대한조선학회가 주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했다.

2025년 6월 18일 국회 제2대회의실에서 'K-조선 글로벌 미래 초격차 기술확보 토론회'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송신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