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무뇨스 "6월까지 가격 동결…현지 생산 늘려 관세 대응"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뉴욕서 중역들 모아 전략 회의 "2030년 연간 550만대 판매...총주주환원율 35% 달성 검토"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CEO(최고경영자)들이 중장기 사업 전략 회의를 열고 현지화 가속화 전략, 자동차 관세 리스크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6일(현지시간) ‘2025 뉴욕 국제 오토쇼’ 행사장인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내일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할 것”이라며 “주요 중역들이 뉴욕에 모여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현주소를 살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사업전략 세미나’로 불리는 이번 회의에는 무뇨스 사장 외에 주요 임원진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뇨스 사장은 “전임자인 장재훈 부회장이 지난해 8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2030년 목표 연간 차량 판매대수를 550만대로 30%가량 늘리고, 총주주환원율 35% 달성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관세를 비롯해 현대차의 현재 상황에 대해 점검하기 위한 회의”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중장기 목표 설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25% 관세 부과 등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대응해 내부 사업 계획·전략을 재점검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자동차 가격 인상 우려에 대해선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6월까지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는 6월 2일까지 미국 판매 모델의 권장소매가격(MSRP)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6월 이후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가격이 높아지면 그에 따라 반응하면 된다”며 “주간 점검이 아니라 매초, 매순간 점검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매출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대차그룹의 최대 판매처인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가격 인상은 후순위에 두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뿐 아니라 가능한 시장에서 매출 최대화하는 동시에 가성비가 좋은 방식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연간 생산량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증설할 예정이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LG에너지솔루션 공장과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부품 공급도 대비돼 있어 미국 현지화 수준은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이날 뉴욕 오토쇼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북미 시장에 최초로 공개한 것에 대해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좋은 예시라고 역설했다.
그는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주요 제품군 중 하나이며, 특히 작년 2분기 기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전년 대비 68%가량 늘었다"며 “팰리세이드로 성공의 모멘텀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HMGMA 생산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무뇨스 사장은 "HMGMA에서는 현재 아이오닉 5와 9을 생산할 예정이며 아직 다음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산을 준비 중“이라며 ”팰리세이드가 될 수도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 밖에 HMGMA에서 제네시스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생산 계획도 진행 중이라면서 "언제 어떤 차종에 적용해 생산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