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무뇨스 "전기차 강화, 권역별 최적화..불확실성 돌파"

정기주총…안건 모두 승인 정의선 사내이사 재선임 진은숙 첫 여성 사내이사 사외이사 7명 중 3명 교체

2025-03-20     김지훈 기자
2025년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57기 현대자동차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취임 후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글로벌 자동차 산업 환경 악화 등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현대차 제57기 정기 주총에서 “올해 경영환경은 무역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지만, 당사의 도전하는 DNA(유전자)를 기반으로 그 안에서 기회를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영 전략으로 ▲권역별 최적화 전략 ▲전기차 리더십 강화 ▲상품·서비스 혁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전략적 협업 확대 ▲조직 문화 최적화 등을 제시했다.

무뇨스 사장은 권역별 최적화와 관련,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을 생산하고,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파트너사와 함께 신공장 및 2개의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을 위해 126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현지화 전략으로 어떤 정책 변화에도 유연히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유럽에서는 캐스퍼EV와 아이오닉9을 비롯한 전기차 신모델 출시, 규제 대응 엔진 탑재 등을 통해 환경 규제에 적기 대응하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CKD(반조립판매) 생산기지를 구축해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해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기차도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21종의 신규 EV 모델을 개발하고, 기존 7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14종으로 늘려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는 200만대로 제시했다.

무뇨스 사장은 ”3열 SUV 아이오닉9과 소형 캐스퍼EV 런칭을 통해 신규 세그먼트에 진입하고, 북미에서는 북미 충전표준(NACS) 적용 및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아이오나(IONNA)를 통해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면서 ”향후 5년 간 아이오나를 통해 미국 내 약 3만기의 충전소가 설치될 것이며, 아이오닉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더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품과 서비스 혁신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 아이오닉9, 신형 팰리세이드, 넥쏘 후속모델 등 10개 신규 상품을 출시하고, 미국 아마존 오토스(Amazon Autos)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전략적 협업이 진행 중인 글로벌 기업으로는 아마존,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 등을 꼽았다.

무뇨스 사장은 "GM의 경우, 차량 개발, 공동 구매를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웨이모의 경우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또 ”현대모비스·현대캐피탈·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내 계열사와도 긴밀히 협력해 AS부품·금융·물류 분야의 비용을 절감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조직 문화 최적화를 위해선 "우리의 일하는 방식인 '현대 웨이'(Hyundai Way)를 수립하고, 효과적인 사업 운영과 글로벌 조직 간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생산, 제품 믹스, 딜러 참여, 마케팅, 영업, 서비스를 더욱 최적화하기 위해 본사와 글로벌 사업장 간의 ‘원팀 Spirit’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다뤄졌으며,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진은숙 현대차 ICT 담당 부사장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차 사내이사에 올랐다.

현대차그룹 총괄을 맡은 장재훈 부회장 후임으로 사내이사에 오른 진 부사장은 NHN 총괄이사 출신으로, 2021년 현대차 ICT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지난해 5월부터 ICT 담당을 맡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향후 3년간 경영을 지속하게 됐다.

현대차 사외이사 7명 중 3명도 바뀌었다.

김수이 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사모투자 대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수이 전 대표가 기존 이지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와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이어 현대차 사외이사에 오르면서 현대차 이사회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43%로 높아졌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218억원에서 237억원으로 19억원 늘었다.

결산 배당금은 보통주 1주 기준 6000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은 전년 대비 600원 늘어난 주당 1만2000원이다.

2025년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57기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 현장./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