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후 식품 값 인상 도미노.."정부 대책 필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가격인상 반대 성명 "매출원가율 안정적임에도 제품가 인상 단행" "고환율 및 불안한 상황에 대한 정부 대책 필요"

2025-02-12     이현민 기자
주요 식품업체의 2024년 3분기 영업실적 / 이미지=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식품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1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격인상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SPC삼립·대상·동서식품·동아오츠카·롯데웰푸드·빙그레·오뚜기·오리온·해태제과·스타벅스코리아·폴바셋·할리스·컴포즈커피·버거킹 등이 지난 연말부터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식품업체들이 거의 매년 연말이나 연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데 주원인은 고환율 등으로 인한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원가 부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업체들이 주장한 인상 이유의 일부는 사실이지만 밀가루의 원재료인 소맥이나 대두유, 팜유 등 유지류의 가격변동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소맥 가격은 2022년 574원에서 2023년 499원으로 13.07%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도 441원으로 전년 대비 11.62% 하락했다.

기업들의 분기보고서를 봐도 유지류의 가격은 연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원재료에 대한 정부의 할당 관세 등 원가 부담 완화 정책도 현재까지 유지돼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협의회는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수입 원재료도 있다”며 “상승한 원재료와 하락한 원재료를 상쇄한다면 기업이 부담하는 원가상승분이 과연 가격 인상을 야기할 만한 것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경우 하락분에 대해서는 기업이 그 이익을 취하면서 일부 인상된 원재료 가격을 이유로 연초부터 가격을 인상해 그 해 수익을 올리려는 손쉬운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의회는 이에 대한 근거로 가격 인상을 발표한 일부 기업들의 지난해 3분기(누적) 실적을 언급하며 “영업이익은 안정적이고 매출원가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가격을 인상한 롯데웰푸드의 매출원가율은 69.4%로 전기 3분기 대비 2.9%포인트(p) 하락, 지난해 말 가격을 인상한 오리온의 매출원가율은 61.2%로 전기 3분기 대비 0.4%p 하락, 빙그레는 67.0%로 0.6%p 하락, SPC삼립은 0.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유례없이 어려운 국내의 상황 속에서 혼란한 시점을 틈타 이뤄지는 현재의 가격 인상이 기업의 이익만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선제적 가격 전략이라면 소비자뿐 아니라 경제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에 대한 엄중한 질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