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사태] "그대들은 잘못없다"..이재명, '계엄 동원' 초급간부·병사들 위로

2024-12-09     김현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 전국철도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9 국회사진기자단연합

 

[포쓰저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등에 투입된 초급간부와 병사들게 "그대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이 대표는 9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초급 간부들과 병사 대부분은 내란 수괴 윤석열과 김용현, 일부 지휘관들에 의해 철저히 이용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떤 작전인지도 모른 채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병사들을 이용해 헌법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자들, 계엄군을 향한 화살은 명령을 내린 자들을 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이 해제되고 철수하며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는 계엄군의 영상을 봤다"며 "그 짧은 현장에서의 기억이 그들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 여러분, 허리숙인 그들에게 오히려 허리숙여 말하고 싶다"며 “그대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이 대표는 "늦었지만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영화와 같이 현실감 없던 비상계엄이 살아있는 현실로 느껴진 가장 두려운 순간은 중무장한 계엄군의 국회 투입이었다. 결사의 각오로 막아선 시민들과 보좌진, 당직자들의 헌신이 역사의 퇴행을 막아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때, 투입된 계엄군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며 "양심과 명령이 부딪치는 그 흔들림 속에는 대한민국 전체의 혼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죄 없는 국민에게 무력을 행사하지 않으려는 소심한 몸짓이 슬펐다"고 했다. 

한편 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대령) 단장은 이날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김 단장은 "계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며 "저를 제지하는 관계자들에게 '계엄사령부 지시를 받고 왔다. 계엄사령부로 항의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몰라서 행동했지만, 모르는 것 또한 제 책임이라 생각하고 부대원들을 내란죄가 될 수 있는 위험에 빠뜨린 것에 사죄한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이날 준비해온 회견문에서 "707부대원들은 모두 피해자"라며 "전(前) 김용현 국방장관에게 이용당한 가장 안타까운 피해자"라고 했다.

그는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다.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며 "부대원들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뿐"이라고 강조했다.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제707특수임무단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진입을 위해 투입됐다. 2024.12.9/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