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계열사 예화랑 임차는 적법"...형제측 "무단 고액 계약"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막판 분쟁 격화
[포쓰저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이 걸린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28일)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너 일가가 이번에는 계열사의 가로수길 건물 임차와 관련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25일 오후 입장문을 내어 계열사 온라인팜의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소재 예화랑 건물 임대차계약은 3년 전부터 추진해온 B2C 전략의 일환으로 플레그십스토어’를 위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이사 형제 측은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누이 임주현 부회장이 해당건문에 대해 이사회 결의도 없이 비정상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을 수립, 여러 계획 중 제품 리브랜딩을 통한 매출 증대 관련 플래그십스토어 운영 사업을 추진했다"며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정책를 앞두고 의약품 자동조제기를 보유한 제이브이엠 기기를 활용, 이 시범사업을 준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한 쇼케이스 공간이 반드시 필요했고 이 사업은 경영권이 바뀐 뒤 올해 5월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에게 공식 보고한 사업이기도 하다"며 "온라인팜은 이같은 리브랜딩 계획을 추진하며 실제로 여러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와 건기식을 출시했고,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미약품그룹 역사관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장소를 오랜 기간 물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임종윤 이사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임종훈 대표는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이라 이러한 중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수는 있다"고 꼬집었다.
한미약품은 "계약 추진 당시 한 성형외과와 계약 선점 경쟁(비딩)이 진행됐고, 비딩 과정에서 건물주에게 더 이득이 되는 조건을 제시한 온라인팜이 계약 체결자로 선정됐다"며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 계약 특성상 계약주체(온라인팜)가 원하는 외관과 디자인, 컨셉 등을 전적으로 반영해 주는 조건이 전제됐다. 특히 법적 리스크 점검을 위해 당시 법무팀과 법무법인(태평양)을 통해 리스크를 점검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48억원 선지금 조건으로 △한미가 원하는 컨셉과 디자인으로 건축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금액(20년 환산시 16억8000만원 절감)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 전대 가능 △63억여원 규모 근저당 설정 △입주시기 못맞출 경우 96억원 반환 조건 등이 붙었다.
한미약품은 "매우 꼼꼼하게 한미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계약"이라며 "이같은 계약 조건과 사업 현황은 올해 초 진행됐던 3자배정 유상증자 가처분 신청 관련 법원 의견 진술서에도 기입돼 있다"고 했다.
사업 추진 중 3월 OCI 주주총회가 진행되면서 경영권이 바뀌었고, 새 경영진이 추진하는 사업 구상에 따라 해당 공간은 화장품 등 제품 리브랜딩이 아닌 다른 사업 목적을 추진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미약품은 전했다.
한미약품은 "우 대표 역시 바뀐 새 경영진이 장기적인 홍보 브랜딩관이 아닌, 단기수익이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라는 뜻(건강검진센터 등)에 따라 최근 온라인팜 직원이 해당 공간을 방문해 이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조만간 온라인팜은 회사의 콘셉트가 반영된 디자인을 예화랑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주장을 펼치는 상대 측을 특정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는 것은 물론, 해당 정보를 짜깁기해 유출한 내부자, 허위사실 유포자 등에 대해서도 선처 없이 죄를 물을 거"라며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언론중재위원회 등 절차에 따라 확고한 반론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형제 측은 임 부회장이 온라인팜 대표이사에게 지시해 예화랑 건물에 대해 올해 초 임대차보증금 48억원, 월세 4억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하며 48억원을 선입금하게 했다며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건물 임차를 위해 계약 체결 후 닷새 만에 48억원을 선입금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도매 회사로 이같은 규모의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이 없다"며 "해당 임대차계약 조건대로라면 온라인팜은 향후 20년간 1천억원 규모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고 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이 문화계 영향력을 확대할 의도로 해당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며 "개인 권력 강화와 사익 추구를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화랑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장소라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임시 주총에서 송 회장 등 3인 연합이 제안한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 등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