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임단협 본교섭 재개..중단 3개월만
노조, 처우개선·경영진 위기 대책 등 요구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3개월 만에 임금·단체협약 본교섭을 재개했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의 이례적 사과문까지 발표한 삼성전자가 난항을 겪던 노조와의 협상에 또다시 맞닥뜨리며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17일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전 경기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교섭장에서 상견례를 진행하고 오후 1시 30분부터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단협을 위해 마주앉은 건 7월 말 전삼노가 대표교섭권을 상실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전삼노는 노조 단일화를 거쳐 이달 3일 대표교섭권을 재확보했다.
전삼노 관계자는 “현재 전삼노에서는 7명, 사측에서는 4명이 참석해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상견례 자리에는 2노조를 제외한 1, 3, 4, 5노조 대표들이 참석했다.
앞서 전삼노는 15일 기흥캠퍼스에서 사측과 교섭 운영 방안에 대한 사전 실무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노사 협의에 따라 본교섭은 격주 월요일마다 임금 협상을, 매주 수요일마다 단체협약 협상을 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노사는 이번 교섭에서 앞서 체결하지 못한 2023~2024년 임단협과 2025년 임단협 모두를 협상한다.
전삼노는 근무시간과 휴가, 복지 등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비롯해 사업장 안전 대책 마련을 사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경영진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며 최근 확산된 위기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대응 방안 마련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처음 만나는 자리인만큼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고 사측과 교섭에 나섰으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제도 개선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첫 총파업, 게릴라식 파업 등을 벌였다.
삼성전자 내에는 전삼노(4노조)를 포함해 △사무직노동조합(1노조) △구미지부노동조합(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5노조) 등이 있다. 전삼노는 이 가운데 1노조와 통합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달 6일 노조 측이 발표한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문'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1노조 3명, 2노조는 10명, 3노조는 1051명, 4노조 3만6616명, 5노조 5938명 등 총 4만3618명이다.
6월 기준 기간제 근로자 포함 삼성전자 직원수는 총 12만8169명으로 5개 노조 조합원 비율은 34%다.
전삼노 측은 2노조의 상견례 불참이유에 대해선 함구했다.
파업으로 인한 내홍 외에도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 인상 등을 싸고 상호 고소·고발전을 벌이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전삼노는 삼성전자 사측 간부 2명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고발했다. 이에 앞서 사측은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 이현국 부위원장, 이태윤 사무국장 등 노조 간부 3명을 화성 동탄경찰서에 업무방해, 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