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골프장서 위기일발..백인男 용의자 '우크라' 극렬 지지
플로리다 골프장에서 라운드 중 암살 모면 58살 백인 건축업자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체포 덤불 숨어 총구 겨누다 발각돼 총격 받고 도주 한때 트럼프 지지..러-우 전쟁 후 反 트럼프로
[포쓰저널]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 한번 저격당할뻔 했다가 위기를 모면했다.
하와이에서 소형 주택 건설업을 운영하는 용의자는 58살 미국인 백인 남성으로 평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편을 보다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캐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 비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다만 용의자가 총격 이전에 발견돼 도주하다 체포되면서 두달 전 펜실바니아 유세장 총격 사건보다는 정치적 파급력이 적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한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미국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1966년생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 주소를 둔 라우스는 현재 하와이를 중심으로 소규모 주택건설업을 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건설 노동자로 일한 경력도 있는 등 전형적인 50대 중하층 백인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우스는 정당 가입 이력 등 정치적 성향은 뚜렷하지 않으나 2016년 대선 까지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후 트럼프에게 크게 실망해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 경호를 담당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과 FBI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본인 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
라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지점에서 300∼500야드(274∼457m)가량 떨어진 곳에 숨어있다가 AK-47 유형의 소총을 겨눴으나 발포 전에 SS 요원들이 이를 발견하고 사격했다.
총격을 받자 라우스는 소총을 떨어뜨리고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를 타고 도주하다가 팜비치카운티 북쪽에 있는 마틴카운티의 고속도로에서 지역 보안관에게 체포됐다.
SS 마이애미 지국장인 라파엘 바로스는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우리 요원들에게 총을 발사할 수 있었는지 지금 당장은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 요원들은 확실히 그와 교전할 수 있었다"며 SS요원들이 그를 향해 4~6발의 총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라우스가 있었던 덤불에서는 조준경을 장착한 AK-47 유형의 소총과 세라믹 타일이 든 배낭 2개가 발견됐다. 현장 촬영 용도로 보이는 고프로 카메라도 있었다. 총격 장면을 고프로 카메라를 이용해 인터넷에 생중계하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동안 골프장은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지만, 울타리 밖에서 골프 치는 사람들이 보이는 지점이 몇 곳 있었고 그 중 한곳에 라우스가 잠복해 있었다고 한다.
FBI는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인다"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우스가 엑스(X,옛 트위터)계정에 올린 글을 보면 그는 예전에는 친 프럼프 성향이었으나 최근에는 반 트럼프- 친 민주당 행보를 보였다.
그는 4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운동은 "KADAF (Keep America Democratic And Free,미국의 민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라)같은 이름을 붙여야 한다. 트럼프는 MASA(make Americans slaves again, 미국인을 다시 노예로 만들어라)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2020년 6월에는 "2016년 (대선)에서 당신(트럼프)이 내 선택이었을 때, 나와 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후보와 다르고 더 나았기를 바랐지만, 우리 모두는 크게 실망했고 당신은 점점 더 나빠지고 퇴보하는 것 같다. 당신이 떠나면 기쁠 거다"고 썼다.
라우스는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데, 노스캐롤라이나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그는 2012년에는 '무소속' 유권자로 등록했고 올해 3월에는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참여해 투표했다.
연방 선거자금 기록에 따르면, 라우스는 민주당 기부금을 처리하는 액트블루(ActBlue)에 100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라우스는 2022년 엑스에 올린 수십 개의 게시물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참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크렘린을 불태워야 한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렸다.
라우스는 작년 10월에는 페이스북 계정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비공식 연락 담당자로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라우스의 링크드인 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2018년에 '캠프 박스 호놀룰루'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보관 시설과 소형 주택을 짓는데 호놀룰루 스타-애드버타이저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그는 노숙자들을 위해 구조물을 기부했다고 한다.
그의 링크드인 페이지에는 "이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번창하고 성공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기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저는 아이디어와 발명, 예술적 감각이 담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즐긴다"고 적혀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장 사건 직후 자신의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에 자신의 신변 위협에 대해 굴복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무사하고 건강하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면서 “신께 감사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우리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를 지지해준 여러분을 항상 사랑할 것”이라면서 “통합을 통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하며 지지자들에게 선거자금 모금을 호소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고 해서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엑스에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13일에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도중 백인 청년 토마스 메튜 크록스(20)의 총격을 받아 귀 부분에 총알이 스치는 부상을 당한 바 있다. 크록스는 당시 현장에서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