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웹하드 해킹' 논란...새노조 "김영섭, 직접 해명해야"

"4년전 악성SW 배포 의혹..60만명 피해" 경찰 10여명 송치..검찰 요구로 보완 수사 중 KT "불법콘텐츠 막으려 그리드 프로그램 제어"

2024-06-28     김지훈 기자
KT가 2024년 2월 27일(현지시간) MWC 2024 행사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NH칼데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CT 서비스 회사’로의 KT 혁신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KT 김영섭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KT​​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KT가 웹하드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데이터 전송료를 줄여주는 ‘그리드 프로그램’을 해킹해 KT 인터넷 회선 사용자들의 PC를 먹통으로 만들었다는 의혹에 몸살을 앓고 있다.

KT새노조는 28일 KT가 악성소프트웨어를 사용자들에게 유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영섭 KT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KT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김영섭 대표가 추진하는 AI(인공지능), 미디어도 중요하지만 KT의 근간은 통신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김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

노조는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로서 수십년간 쌓아온 국민기업이라는 KT의 신뢰도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의혹이 중대 사안인 만큼 김영섭 대표가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실제 국민 PC에 KT가 악성코드를 심었는지 자체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며 “잘못된 사실이 밝혀지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필요하면 책임자를 처벌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뒷짐지고 있는 태도로는 여론만 더 악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해킹 논란은 2020년 6월 처음 불거졌다. 당시 KT의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PC가 원활한 데이터 송수신을 하지 못하거나,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용자들은 웹하드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데이터 전송료를 줄여주는 ‘그리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KT가 그리드 프로그램 사용을 막기 위해 일종의 악성코드를 배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한 달 동안 피해를 본 이용자만 약 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드 프로그램은 통신업체의 서버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프로그램이다. 데이터 전송료는 물론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도 줄일 수 있다.

해킹 의혹에 대해서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를 벌여 지난해 11월 KT 및  협력사 직원 등 10여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수원지검이 올해 5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 다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KT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그리드 서비스 제어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그리드 프로그램이 불법 콘텐츠나 성인물을 유통하고 이용자들의 PC 자원을 악용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그리드 프로그램 제어를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