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내려도 가격 인하 안해"..소비자단체협, 식품업계 가격인상 자제 촉구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식품업계가 잇달아 가공식품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비자단체)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소비자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최근 이상 기후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이 있어 제과업계 및 식품사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비자 가격에 이를 반영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특히 소비자단체는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하락 시기에는 가격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은 반면 인상 시기에는 이를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한 점을 지적했다.
소비자단체는 “최근 10년 동안 코코아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코코아의 누적 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로 하락세였으나 이 기간 동안 롯데웰푸드의 초코류 제품 관련 가격 인하는 2016년에 단 한 번뿐이었다”고 했다.
또한 “2017년에는 코코아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29.70%까지 하락했음에도 롯데웰푸드를 포함해 코코아를 원재료로 한 제품들의 가격 인하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2022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57.51%인데 반해 매출원가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09%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률 16.91%, 영업이익 증가율 5.52%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이때 매출원가 증가율은 0.16% 수준이었다는 것이 소비자단체의 설명이다.
소비자단체는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롯데웰푸드의 가격 인상 결정은 지난해의 원가 압박이 아닌 현재의 코코아 가격 상승세에 따른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과 및 빙과 등의 식품사들이 원재료와 환율이 하락하던 긴 기간 동안 소비자 가격의 인하 없이 이익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및 가격 상승 원인이 생길 때마다 곧바로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특히 “업계의 선두 주자가 가격 인상을 할 경우 다른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는 “여러 원가 상승 요인으로 인해 기업들이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것은 충분히 이해되나 단기간의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할 경우 소비 침체로 이어져 모두에게 해가 되는 악순환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식품업체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가격 결정에 더 신중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롯데웰푸드는 코코아 가격 폭등으로 5월 1일부터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의 가격을 평균 12.0% 인상, 유통 채널별로 인상가를 순차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요청에 인상시점을 6월 1일로 늦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