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공장 14만원에 매각..2년 뒤 바이백 조건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동을 중단한 러시아 공장을 결국 현지업체에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2년 안에 되살수 있는 콜옵션 권리는 남겨놓았다. 

19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HMMR)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

매각 대상에 2020년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포함됐다.

매수자는  러시아 현지업체인 아트파이낸스다. 

매각금액은 1만루블(약 14만5천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다만 매각 조건에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달았다.

러우 전쟁이 끝난 뒤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들어 러시아에 차 수출을 시작했고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 6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러시아 공장에서는 현지 기후 특성을 고려한 현지 맞춤형 소형차 쏠라리스, 해외시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을 생산, 판매했다.

현대차는 러우 전쟁 직전 러시아 내수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 3위권까지 올랐다.

현대차는 2020년에는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인수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1년 기준으로 23만4천대 규모였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로 러시아에서 자동차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그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현지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유럽비즈니스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판매량은 2021년 2892대로 줄었고 올해 8월에는 6대로 급감했다.

도요타, 르노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러시아에서 철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