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 배출 많은 SUV 판매량 10년 새 154%↑...세계 자동차 제조사 SUV 의존도 줄여야"

그린피스 'SUV 보고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 보고서 발표

2023-11-29     서영길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2023년 11월 29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SUV 생산 감축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탄소 저감 노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그린피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일반 차량보다 CO₂를 많이 발생하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세계 판매량이 10년 사이 1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차량 판매량 중 SUV의 점유율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9일 발표한 ‘SUV 보고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에 따르면 전 세계 SUV 판매량이 2013년 1272만대에서 2022년 3240만대로 154.7%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SUV 판매비율도 2013년 15.4%에서 2022년 40.8%로 크게 뛰어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요타·폭스바겐·현대차·기아·스텔란티스·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판매량 상위 5개 자동차 제조사로 범위를 좁혀보면 이들 업체의 SUV 판매 합계는 2013년(573만대) 대비 2022년(1399만대) 약 14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대비 2022년 SUV 판매 증가율은 폭스바겐(270.5%)이 가장 컸고 도요타(158.1%), 현대차·기아(152.4%)가 뒤를 이었다.

 

2013~2022년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별 SUV 판매비율 추이./자료=그린피스

보고서는 "스포츠와 여가 생활 등에 활용성이 높은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차고가 높게 제작되는 특성 상 차체가 더 크고 무거운 편"이라며 "이런 이유로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철강 사용량이 많아 차량 생산시 발생하는 CO₂가 늘어난다"고 했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약 60%, 평균 900㎏ 가량이 철강으로 구성된다. 반면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철강이 약 20% 더 들어간다. 철강 1톤(t)을 생산할 때 CO₂ 배출량은 약 1.4톤이다.

연료 소비도 크다. 일반 승용차보다 SUV가 평균 20% 더 많은 연료가 사용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판매된 SUV 1대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연평균 약 12% 많은 4.6톤의 CO₂를 더 발생시켰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우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SUV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CO₂ 배출량을 오히려 더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며 “수송 부문의 CO₂ 배출량을 감축시키기 위해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빠른 탈내연기관과 동시에 SUV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3~2022년 5개 차량 제조사의 전체 판매량 대비 SUV 판매량./자료=그린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