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첫 삽...29년 만의 국내 신공장

연간 20만대 규모, 제네시스 초대형 SUV 등 2026년 1분기 양산 AI로 정주영 선대회장 메시지 복원...반세기 역사 헤리티지 전시 정의선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

2023-11-13     서영길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 조감도/현대자동차

 

[포쓰저널] 현대자동차가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기공식에서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는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과거 종합 주행시험장 부지 54만8000㎡(약 16만6000평) 에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약 2조원이 신규 투자되며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 예정이며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이 신설 공장에서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종합 주행시험장은 현대차가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던 1980년대 전세계 다양한 지형과 혹독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시설로 활용된 곳이다. 쏘나타, 엑센트, 아반떼 등 현대차의 수많은 차량을 탄생시킨 곳이자 미래차 연구에 씨앗을 뿌린 역사적인 장소다.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개최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회장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차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세리머니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차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이상훈 이사장, 현대차·기아협력회 문성준 회장,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신달석 이사장,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 디자이너, 현대차 장재훈 사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상헌 국회의원, 김기환 울산시의장, 박천동 울산북구청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강남훈 회장, 한국자동차연구원 나승식 원장./현대차

 

이날 기공식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헌 국회의원, 박성민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울산공장의 발전에 기여한 윤여철 전 부회장, 김억조 전 부회장, 윤갑한 전 사장 등 역대 울산공장장과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인 포니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도 참석했다.

기공식에서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메시지가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됐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음성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된 기공식은 현대차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보고 사람 중심의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선보였다.

울산공장은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출발, 세계 자동차 역사상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 나갔다.

1975년 현대차의 첫 고유 모델인 '포니‘의 양산은 단순한 차량 개발을 넘어 기술 자립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해외에 의존했던 자동차 설비와 부품의 국산화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국내 자동차 생산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최우선주의는 현대차가 국내를 넘어 세계 자동차 산업에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반세기가 넘은 오늘날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서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산실로 발돋움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에 전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차량./현대자동차

 

◆ "전동화 시대에도 인본주의 정신 계승".. 근로자 안전 최우선 미래형 공장

현대차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 아래 수많은 임직원들의 노력을 밑거름으로 성장해온 발자취를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설되는 울산 EV 전용공장은 혁신적인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임직원을 위한 최적의 근무환경은 물론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미래 50년을 이끌어 나갈 사람 중심의 공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근로자 안전과 편의, 효율적인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EV 전용공장에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며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 시스템, AI 등 혁신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장을 만들어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전동화 시대에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EV 신공장'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또한 육중한 기계들이 도열한 삭막한 공장에서 탈피해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작업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서로 간의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공장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여 근로자들이 따듯한 햇살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휴게 및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그룹라운지를 오픈형으로 구성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울산의 자연을 공장 안으로 들여온 센트럴파크는 휴식 공간이자 각 동을 연결하는 허브가 될 것이다.

파사드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과 업사이클링 콘크리트 패널 등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공장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된 헤리티지 전시를 운영한다.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 홀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무료로 공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