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기차 전환 5년 미룬다"…기아·포드 "공급망 혼란" 비판

기아 "정책 따라 투자해 와…업계 혼란 빠뜨릴 것" 포드 "사업에 필요한 약속·일관성 등 모두 훼손"

2023-09-21     서영길 기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낭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당초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늦춘다고 발표하고 있다./사진=AP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기아,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시기를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영국 정부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기차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영국의 이같은 발표에 “공급망이 붕괴되고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 늦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기아는 “업계는 (영국의 기존 발표에 따라) 노력하고 투자해 왔다”며 “영국 정부의 이같은 정책 변화는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복잡한 공급망 협상과 제품 계획에 변화를 가져오고 소비자와 업계를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기아가 향후 몇 년 동안 영국에서 9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영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포드도 영국 정부의 이번 전기차 전환 연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포드 영국 대표인 리사 브랜킨은 "포드의 영국 사업에는 현지 정부의 야망, 약속, 일관성이라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약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영국에 생산공장 두 곳을 운영하는 포드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영국 정부의 기조에 맞춰 이미 4억3000만파운드(약 7100억원)를 투자했다. 포드는 또 2030년 일정에 맞춰 추가 투자도 계획한 바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휘발유와 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기한을 기존 목표 시점이었던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늦춘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2035년 이후에도 해당 차량을 중고로 사고팔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국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과 같은 일정으로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보리스 존슨 총리 재임 때인 2020년부터 자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2030년에 금지한다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러면서 이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미국 캘리포니아, 뉴욕 등 일부 주의 전기차 전환 일정과 같은 수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