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점유율 '후진'…성장률 톱10 중 최하위

1~7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작년비 42%↑ 현대차·기아 32만대..점유율 10.5% 작년비 3.3%p↓

2023-09-08     서영길 기자
1~7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 업체별 인도량./자료=SNE리서치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현대차그룹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했지만 작년 대비 성장률은 주요 경쟁사들에 현저히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1~7월 비(非) 중국 글로벌 전기차(BEV+PHEV) 인도량은 304만2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41.8% 늘었다.

현대차·기아는 1~7월 32만대를 판매해 전년동기(29만6000대) 대비 8.0% 증가에 그쳤다. 글로벌 전기차 톱10 중 한 자릿수 성장률은 포드(4.9%)와 현대차·기아 2곳 뿐이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5%로 지난해 13.8%에서 3.3%포인트(p) 줄며 톱10 업체 중 점유율 낙폭이 가장 컸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폭스바겐(VW)과 스텔란티스에 점유율에서 밀리며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차·기아는 비록 소폭이지만 E-GMP 플랫폼 탑재 차량인 아이오닉 5, EV6가 성장세를 이어갔다.

SNE리서치는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이오닉 6,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EV9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이 기간 비 중국 시장에서 68만3000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64.1%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22.5%로 3.1%p 증가하며 1위를 고수했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시행한 가격 인하 정책과 주력 차종인 모델3/Y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 성장률을 견인했다.

테슬라는 모델3의 페이스리프트 차량인 프로젝트 하이랜드를 9월부터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져 10월부터 고객에게 출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아우디·스코다 등이 속한 폭스바겐그룹은 40만6000대(성장률 전년비 40.1%↑)를 팔아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시장 점유율은 13.3%로 전년대비 0.2%p 줄었다.

해외브랜드 중 최초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한 ID.4를 비롯해 아우디 이트론 라인업의 꾸준한 판매 호조가 폭스바겐그룹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어 스텔란티스(32만7000대·23.4%↑), BMW(22만1000대·24.5%↑), 지리(19만대·48.2%↑),르노-닛싼-미쓰비시 얼라이언스(R-N-M, 18만8000대·14.5%↑), 다임러메르세데스(17만9000대·33.4%↑), SAIC(상하이차, 9만6000대·142.1%↑), 포드(8만9000대·4.9%↑) 등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10에 올랐다.

SAIC은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세 자릿수(142.1%) 증가하며 글로벌 톱10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점유율도 지난해 1.8%에서 올해 3.2%로 증가하며 포드를 밀어내고 9위로 올라섰다.

중국 내수시장 강자인 SAIC는 유럽과 아시아(중국 제외) 지역에서 MG 브랜드 MG-4, MG-5, ZS, HS 모델의 판매 호조가 이어져 유일하게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1~7월 지역별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자료=SNE리서치

지역별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유럽이 169만5000대로 비 중국 글로벌 시장의 55.7%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29.8%였다.

북미는 90만5000대로 52.9% 성장하며 글로벌 점유율 29.8%를 기록했다.

중국 이외 아시아 지역 판매량은 35만9000대로 66.6% 증가하며 11.8%의 점유율을 보였다.

SNE리서치는 "각 지역 모두 전년 대비 전기차 인도량의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중국에 대한 광물자원 의존성을 낮추기 위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유럽 또한 중국의 자원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중심의 공급망 구축 및 IRA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원자재법(RMA)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 두 거대 경제시장의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신경전이 2023년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했다.

SNE리서치는 “주요 중국 업체는 자국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됨에 따라 중국에서 검증된 안전성, 품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핵심원자재법(CRMA)에 이어 프랑스 정부 또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을 담은 시행규칙을 발표하면서 향후 북미 및 유럽지역 점유율 확대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 추이./자료=SNE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