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성장세 '주춤'…상반기 성장률 톱10 중 꼴찌
현대차·기아 점유율 4.3% 작년비 1.5%p↓ 점유율도 5위→7위로 두 단계 떨어져 BYD 점유율 20% 돌파…2위 테슬라 압도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성장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한 자리수 성장에 그치며 중국 지리자동차(Geely)와 스텔란티스에도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1~6월 세계 각국에서 차량 구매자에게 인도돼 당국에 등록된 전기차(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는 616만1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41.7% 늘었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간 26만6000대를 인도해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에 그쳤다. 톱10에 든 업체 중 한 자릿수 성장률은 현대차·기아가 유일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8%에서 4.3%로 1.5%포인트 떨어졌다. 점유율 하락폭도 톱10 중 가장 높았다.
점유율 순위도 지난해 5위에서 지리자동차(5.8%), 스텔란티스(4.7%)에 추월당해 7위로 밀려났다.
SNE리서치는 다만 “현대차가 새로 출시한 코나(SX2) 일렉트릭과 EV9의 판매 개시,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이외 글로벌 전기차 10대 메이커들은 모두 최소 10%대 , 최대 100%대 성장률은 기록했다.
특히 중국계는 비야디(BYD)를 필두로 4개사가 글로벌 10대 전기차 메이커에 오르며 약진을 지속했다.
BYD는 상반기 128만7천대의 전기차를 인도해 작년 대비 100.1% 급증하며 글로벌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BYD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9%로 1년새 6.1%p 늘어났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46만1천대로 27.7%, 지리자동차는 35만5천대로 46.9% 각각 늘었다.
SAIC는 홍광 미니(宏光 MINI EV)와 MG-ZS, Bingo(五菱缤果) 등 저용량 전기차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
광저우자동차(GAC)는 22만1천대로 108.1% 성장하며 르노-닛산-미쯔비시그룹(R-N-M)을 제치고 9위에 올랐다.
중국계 4사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합계 점유율은 37.8%로 작년 상반기(31.3%)보다 6.5%p 확대됐다.
테슬라는 88만9천대를 인도해 57.4% 성장하며 비야디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과 주력 차종인 모델3/Y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 혜택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은 41만4천대를 인도해 작년보다 27.0%, 스텔란티스는 28만8천대로 21.7% 늘었다.
BMW는 23만1천대로 31.3%, R-N-M은 21만7천대로 11.6% 각각 증가했다.
상반기 지역별 전기차 인도량에서도 중국은 작년보다 42.7% 늘어난 357만1천대로 글로벌 점유율 58.0%를 차지하며 여타 국가와 지역을 압도했다.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144만7천대로 26.4% 늘어났으나 글로벌 점유율은 작년 26.3%에서 올해는 23.5%로 줄었다.
북미 지역은 75만8천대로 53.2% 증가하며 글로벌 점유율은 작년 11.4%에서 올해 12.3%로 늘어났다.
중국제외 아시아지역은 31만4천대로 77.5%의 성장세를 보였고 글로벌 점유율은 작년 4.1%에서 5.1%에 늘었다.
SNE리서치는 “상반기에는 중국과 북미지역이 고 성장세를 보인 반면 유럽 지역에서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며 “이는 올해 초부터 유럽 보조금 혜택 축소 및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의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유럽·북미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과 기타 지역의 상승세가 돋보이는데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나타낸다”며 “탄탄한 내수시장과 공급망이 바탕이 되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미국과 유럽의 자국보호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