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CJ제일제당 직격.."수십년 독과점 식품기업 사라지니 中企 빛본다"
"입점 중기, 공정한 열린 경쟁 속 최대 100배 성장"
[포쓰저널] 쿠팡이 CJ제일제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11일 쿠팡은 ‘공정하게 열린 온라인 매대의 힘…대기업 그늘에 가려진 中企 쿠팡서 빛 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식품시장에서 수십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하던 독과점 식품기업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한 무수한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전례 없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했다.
최근 신세계, 네이버, 11번가 등 쿠팡의 경쟁 e커머스와 공동 마케팅을 적극 펼치며 ‘반(反)쿠팡 연합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을 직격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11일 공개한 신세계 유니버스 비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만두 등 신제품들을 8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마트, SSG닷컴, G마켓에서 우선적으로 선보이며 4분기 내에 공동으로 혁신 제품도 내놓는다.
CJ제일제당은 납품 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지난해 말부터 쿠팡으로부터 '햇반’ 등 핵심 제품을 팔지 않고 있다.
쿠팡은 납품업체가 단가 인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생활건강은 쿠팡이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납품단가 인하를 통보하는 등 부당한 요구를했다며 2019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도 납품 단가 갈등으로 쿠팡에 입점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쿠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5월의 쿠팡의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은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석밥 부문 성장률 상위권은 모두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했다.
즉석밥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중소기업 (주)유피씨로 올해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만407%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100배 이상의 성장을 일군 셈이다. 이어 CPLB 곰곰 즉석밥과 자체 제조 즉석밥 ‘우리집 밥’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 (주)시아스가 7270% 성장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하림, 동원, 오뚜기 등의 중견기업도 크게 성장세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1월부터 5월까지 H기업의 프리미엄 즉석밥의 경우 지난해 동기대비 4760%, D사의 즉석밥은 140%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견기업 O사는 쿠팡내 판매량이 독과점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쿠팡은 즉석국, 냉동만두 등 특정 독과점 대기업이 독식하던 식품 카테고리에서도 중소-중견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쿠팡에 따르면 즉석국 부문에서는 충청북도 옥천군에 위치한 중소기업 ‘교동식품’의 상반기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경쟁이 치열한 냉동만두 부문에서는 명동에서 중식당으로 시작한 중소기업 ‘취영루’가 전년동기 대비 61% 성장했다.
쿠팡은 “통상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과점 대기업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행위는 경제학 이론(관리가격 가설)으로도 알려졌다”며 “하지만 올 들어 쿠팡에서 독과점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 중견기업들의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 유입과 구매도 늘어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 “중소-중견기업들이 만드는 즉석밥과 만두, 즉석국 등 식품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가성비와 품질이 좋아지면서 고객 유입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또 이들 중소-중견 식품업체들이 “특정 브랜드 인지도에 집중하기 보다 제품력과 상품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공정한 판매 생태계가 국내 유통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쿠팡에 조성됐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다.
또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의 “오프라인 매장은 매대 제한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상품이 한정적인 반면, 온라인은 제약 없는 열린 공간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판매 환경을 제공한다. 제품력을 갖춘 신생기업이나 영세기업들이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인용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 함께 하고 싶은 기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고객에게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이다. 대기업에 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중소, 중견 기업들이 공정한 판매 환경에서 고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쿠팡이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