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50조·현대차 63조·롯데 37조·한화 37.6조..재계, 역대급 투자 보따리

[포쓰저널=서영길·박소연 기자] 재계가 윤석열 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역대급 투자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24일 삼성·현대차·롯데·한화그룹 등은 총 588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정부의 연간 예산(607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SK그룹도 조만간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투자 계획이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될 지는 의문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투자계획들이 대부분 추상적·개괄적 수준이어서 향후 어느정도 실제로 집행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재계가 정부 출범 때만다 의례적으로 내놓던 정권 코드 맞추기용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 삼성의 5년간 반도체·바이오·AI·6G 등에 450조원 투자...국내 360조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규모다.

삼성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산업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연평균 투자규모를 30% 이상 늘린 것 이라고 설명했다.

총 투자액 중 80%인 360조원은 국내 투자액이다. 지난 5년간 국내 투자액 250조원보다 110조원 증가한 금액이다.

핵심 투자 분야는 반도체다.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약 300조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신화’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AI(인공지능)과 차세대 통신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산업의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청년 고용도 확대한다. 향후 5년간 신규로 8만명을 채용한다.

◇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국내에만 63조 투자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 및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 총 105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놨다. 

전기차·수소차 등 전동화와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2000억원, 로보틱스 등 미래 신기술 개발·신사업 체계적 추진에 8조9000억원, 내연기관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 등에 3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 롯데·한화그룹도 각각 37조·38조 투자

롯데그룹도 신규 사업 등에 향후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한다.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집중 투자한다. .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롯데는 해외 공장 인수에 이어 1조원 규모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부문은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도심항공교통(UAM)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롯데케미칼이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화학 사업 분야에서도 8조원 안팎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유통 사업군은 8조1000억원을 투자해 상권 발전 및 고용 창출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본점, 잠실점 등 핵심 지점의 리뉴얼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1조원을 투자해 특화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해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4조2000억원,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2조1000억원, 방산·우주항공 분야에 2조6000억원 등 국내에 20조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2018년 22조원의 국내외 투자 계획을 밝히고 5년 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총 22조6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SK그룹과 LG그룹 역시 조만간 투자 계획을 내놓을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 후 기자들과 만나 "SK도 곧 (투자·고용) 발표가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SK는 SK하이닉스의 청주 반도체 생산라인 신설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는 "투자 규모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