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포드와 터키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유럽 공략
이르면 2025년부터 연간 30~45GWh 규모 배터리 생산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SK온이 포드, 코치와 함께 터키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신설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이 포드, 코치와 3자가 참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배터리 생산 공장은 터키 앙카라 인근 지역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생산이 이뤄진다.
이르면 2025년부터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한다. 생산된 배터리는 주로 상용차에 사용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배터리 주요 3사 중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유럽에 생산 합작법인 설립에 나선 것은 SK온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코치(Koç Holding)는 1926년 설립됐다. 터키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포춘 글로벌 500에 이름을 올리는 등 터키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1959년 포드와 함께 포드 오토산을 설립하고 코카엘리 지역 등에서 상용차(승합차 등 사업용) 등을 생산 중이며 연 45만5000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드는 2030년까지 배터리 용량 240GWh를 확보하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SK온을 통해서 조달된다.
포드는 북미에서 필요한 140GWh를 미국 켄터키주, 테네시주에 SK온과 설립하는 129GWh 규모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 SK)’ 및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제2공장(11GWh)을 통해 확보했다.
포드는 유럽, 중국 등에서 나머지 100GWh를 조달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가 이번에 SK온-코치와 합작하는 터키 공장을 통해 30~45GWh를 조달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전체 용량(240GWh)의 70% 이상(170~185GWh)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온은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합작법인 외에도 자체 생산공장 구축으로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은 한국(서산), 미국(조지아), 중국(창저우 등), 헝가리(코마롬)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옌청 제2공장, 헝가리 이반차 공장 등도 2025년 이전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SK온은 합작법인과 독립 생산법인의 총 생산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까지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배터리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터키 합작투자를 통해 포드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포드는 7년 연속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용차 브랜드로 선정됐다. 포드 트랜짓 커스텀 차량은 2020년 영국에서 4만대가 넘게 팔리는 등 판매 1위에 올랐다.
스튜어트 롤리 포드 유럽 회장은 “이번 합작투자 추진은 우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방법의 대표적인 예”라며 “이는 유럽에서 더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포드의 100% 전기차 사업을 창출하기 위한 지속적인 재설계의 일환이며 올해 우리가 발표할 여러 중요한 전기화 및 상용차 발표 중 첫 번째”라고 밝혔다.
SK온-포드와 함께 파트너로 참여한 코치 그룹은 에너지, 자동차, 내구소비재 등 다양한 핵심분야 사업을 영위하는 등 터키 내 영향력이 높아 이번 유럽 합작법인 설립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라는 평가다. 직원 수는 11만명에 달하고 지난해에는 연결 매출액 기준으로 3467억리라(약 29조원)를 기록했다.
레벤트 카키로울루 코치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는 자동차 산업 미래의 중요한 단계에서 합작 투자를 검토하기 위한 MOU 체결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는 터키의 잠재력을 입증하는 것이며 배터리 생산에 있어 터키가 상당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포드와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통해 협력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훌륭한 파트너들과 성공적인 합작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SK온-포드-코치 3개사는 이번 배터리 생산법인 합작투자를 통해 유럽 전역의 상용차 사업자들에게 에너지 사용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튜어트 롤리 포드 유럽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 및 공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업계 최고의 합작 투자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으며 파트너인 SK온과 코치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아울러 전기가 핵심에너지로 자리잡도록 하는 우리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준 터키 정부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