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 인사 제도' 발표에 노조 반발

삼성전자 4개 노조대표단, 기자회견

2021-11-29     문기수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 무노조경영 실태 폭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전자의 새로운 인사 제도를 두고 노동조합이 반대의 뜻을 보이며 노사간 갈등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동조합 대표단과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사측이 발표한 새로운 인사 제도를 두고 경쟁심화·상호견제 인사개악이라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삼성전자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개편안은 전체 임금 총액을 고정시킨 채로 부서장과 팀장(고과권자)의 권력을 강화하고, 직원들 간의 경쟁과 감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고 주장했다. 

12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노동자원들 사이의 경쟁을 부추기고 서로가 서로를 감시견제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같은 노동자들의 뜻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하고 사내메일로 발송하려 했지만, 사측이 이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교섭단이 8월 맺은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23일 노조의 의사표명이 담긴 이메일을 인트라넷에 게시하고, 사내메일로 발송하려 했지만 회사 측이 사내게시판에 성명을 올린 지 20분만에 삭제를 요구했고, 사내메일 발송 역시 거부했다고 했다.

공동교섭단은 사측이 노조 성명의 내용 중 일부를 특정해 수정을 요구하며 이를 수정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러한 회사의 태도는 노사 간의 협정인 단체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교섭단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사팀은 ‘회사가 반강제적으로 인사제도를 개악했다'의 노조 성명 부분에 대해 “적절하게 수정하여 주실 것을 요청한다”라며 메일을 보냈다. 

삼성전자 측은 메일에서 “회사는 적법한 취업규칙변경 절차에 따라 구성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인사제도를 변경했다”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구성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된다”고 했다.

이어 “노조가 지적한 내용은 허위사실이기 때문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방 발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원 아래 사원·대리(프로), 과장·차장(시니어 프로), 부장(프린서플 프로) 등 3단계의 프로를 모두 '프로님'으로 부드도록 직급을 일원화하고 직급별로  수년씩 걸리던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해 30대 임원도 나올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서장 한 명에 의해 이뤄지는 기존 평가 프로세스에 동료 평가를 도입했다.

한편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을 횡령·배임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장희 삼성그룹 노조 대표단 의장은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에 대한 배임·횡령 제보가 있어 준법감시위원회에 제보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법률검토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이들을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