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예산 낭비' 심각…무자격업자 선정·불필요한 사업 발주 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예산 낭비' 심각…무자격업자 선정·불필요한 사업 발주 등
  • 홍경환 기자
  • 승인 2019.03.08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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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기본법 무시하고 무등록업체와 수의계약
혁신도시특별법도 위반, 서울 소재 업체와 수의계약
1807건 수의계약 중 사유서 작성대상은 5.6% 불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2017년 3월 7일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포쓰저널=홍경환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설산업기본법,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운영과 관련된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이 같은 위법사례는 감사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해 실시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평가하고 감시하기 위해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준정부기관인 만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평가·의결 없이는 의료보험이 지출될 수 없는 만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실질적 상급기관’이라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 공공기관이다.

포쓰저널이 감사원이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의계약 운영 실태’ 감사 보고서를 8일 분석한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무등록업체와의 계약 체결 ▲분리발주 ▲불필요한 사업 발주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 무등록업체와 수의계약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감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의계약 운영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건설산업기본법 등에 따르면) 공사예정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인 전문공사를 계약할 경우 공사내용에 상응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업자와 계약하여야 한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무실 창문 제작 및 설치 공사 계약을 추진하면서 전문공사 업종에 등록되지 않은 ○○주식회사 (대표이사 A)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5건의 공사계약을 체결해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관련 법령을 어기고 지출된 예산만 1억 원 가까이 된다. 감사원은 “(무자격 업체들이)수의계약을 맺고 공사를 시공하는 특혜를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 ‘공사 쪼개기’ 위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위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사 쪼개기’ 발주를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7층에서 25층까지 창문제작 설치공사를 추진하면서 공사예정금액이 2980만4000원으로 수의계약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이를 14층 이상과 12층 이하로 각각 분리하여 두 차례에 걸쳐 ○○주식회사와 수의계약 하여 공사를 시행”한 사실을 적발해 보고서에 적시했다.

특정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공사 쪼개기’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감사원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 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에 따르면) 단일 공사의 경우 분리발주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 업체와 계약으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위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때 서울 업체와 계약을 하는 관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강원혁신도시로 이전한 이전공공기관으로 이전지역 소재 업체의 제품 등을 우선구매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원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절에 관한 특별법”의 적용을 받아 강원도 업체와 계약을 우선적으로 체결해야 한다.

감사원은 보고서를 통해 “ 단일 항목으로 가장 큰 비중(42.5%)을 차지하고 있는 “인쇄제작물품”에 대한 강원도 소재업체와의 수의계약 체결현황을 확인한 결과 2016년 34.2%(83건)에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 이후 오히려 19.0%(33건) 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불필요한 사업 발주…계약도 수의계약

수선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시설물에 대해서도 공사를 발주하고 수의 계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옥 23층 회의실의 경우 다른 회의실과 내벽의 설계․시공이 동일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며 “다른 층의 회의실에서는 추가 방음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23층 회의실의 소리가 옆 사무실에 들린다는 사유로, 임의로 판단하여 회의실 내부 개·보수 공사를 시행 하는 등 공사를 부적정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업체의 경우 공사 과정에서 별도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해당 업체가 영세하다”면서 “공사 자체도 경미한 공사이므로 고발은 과도한 처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외부 업체와 체결한 계약 2099건 중 86.1%인 1807건을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심평원은 수의계약 사유서의 작성 대상을 2천만 원 이상 등의 계약으로 제한해 2000만 원 미만 수의계약 사항에 대한 기본적인 통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의계약 사유서의 작성 항목도 업체명, 사업자등록번호, 물품내역, 법적 근거, 수의계약 근거 및 수의계약 요청사유 등 9개 항목만 기재하도록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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