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산재를 돌연사로 둔갑 은폐" 포항제철소 직원 사망 논란 확산
"포스코, 산재를 돌연사로 둔갑 은폐" 포항제철소 직원 사망 논란 확산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2.0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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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사망한 김모씨의 유족이 공개한 사고 당시 김씨가 입었던 근무복 바지. 통상적이지 않은 기름 때 자욱이 남아있다. 포스코는 사고 직후 김씨가 심장마비로 인해 돌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유족측은 이 바지의 흔적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고 1차 부검 결과 김씨의 사인은 내부 과다 출혈로 나왔다며 포스코 사측의 은폐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사망한 김모씨의 유족이 공개한 사고 당시 김씨가 입었던 근무복 바지. 통상적이지 않은 기름 때 자욱이 남아있다. 포스코는 사고 직후 김씨가 심장마비로 인해 돌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유족측은 이 바지의 흔적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고 1차 부검 결과 김씨의 사인은 내부 과다 출혈로 나왔다며 포스코 사측의 은폐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포쓰저널] 설 연휴 동안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이 회사 직원 김모(53)씨의 사망사고를 둘러싸고 유족과 관련 시민단체 등이 포스코와 경찰, 고용노동부가 사고 진상을 축소은폐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9일 경찰과 포스코 관계자 등에 따르면 포스코 직원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43분쯤 지상 35m 높이의 제품부두 12번 선석 하역기 그랩(Grab) 상부에서 인턴사원 직무교육 중 사망했다.

문제는 사고원인인데, 포스코 사측은 애초 심장마비, 즉 김씨 개인 지병이 원인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1차 부검 결과 산업재해일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조직적 은폐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측에 따르면 포스코 사측은 사고 당일 유족에게 김씨 사망원인을 '심장마비에 따른 돌연사'로 통보했다.

하지만 고인이 입었던 작업복에 통상적이지 않은 자욱이 있는 등 유류품만 봐도 '사고사'나 '산재'를 의심케하는 상황이었다는 게 유족측 주장이다.

김씨 유족은 "회사는 외상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사체 옷을 보니 다 찢어져 있어서 더 이상 믿기 어렵게 됐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옷만 봐도 사고사나 산업재해가 확실해 보이는데 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고 한건지 모르겠다.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건지 두렵다. 포스코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옷만 봐도 사고사로 보이는데 첫날 경찰은 돌연사라고 했고, 노동청 감독관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면서 "부검결과가 나온 뒤에야  산재로 방향을 틀어 수사하는 모양인데 우리가 가만히 있었다면 조용히 묻으려고 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김씨 시신을 부검한 부산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3일 1차 부검결과 사인이 '장기파열에 의한 과다출혈'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냈다. 

포스코바로잡기운동본부는 8일 '산업재해사망사건을 축소, 은폐한 포스코를 규탄한다, 포스코 최정우회장은 진실을 밝히고 고인과 유가족, 국민들에게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사건 은폐의혹을 공식제기했다.

최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사건 등으로 산업재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파문 확산을 우려한 포스코가 관할 경찰, 고용노동청 등과 짬짜미, 사고 원인을 속이고 진상을 은폐했다는 취지다.
 
운동본부는 성명에서 "포스코 사측과 경찰,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은 정확한 사고 조사와 수사도 없이 산업재해에 의한 사망사고가 아닌 ‘지병에 의한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유족의 요구로 부검을 실시 한 결과 ‘심장마비가 아닌 장간막과 췌장의 파열로 인한 내부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부검의의 소견이 나오고, 같이 작업하던 인턴사원은 ‘설비동작에 의한 협착으로 사망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코 사측은 협착에 의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지병에 의한 사망사고로 사건의 진실을 축소하고, 은폐하려고 한 정황들이 낱낱이 드러났다"면서 의혹사항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운동본부는 "먼저, 산재사고 발생 장소의 번복(1차 현장검증 시 안전통로에서 2차 현장검증에서는 12번 하역기 크레인 위로). 둘째, 함께 작업하던 인턴사원의 진술이 조사과정에서 수차례 번복. 셋째, 포스코 사측은 산재사망사고 후 유가족에서 직접 연락하지 않음(유가족은 사고 2시간 후 사망소식을 지인에게 연락받음). 넷째, 정확한 수사와 조사도 없이 경찰과 포항노동지청은 고인의 외상을 ‘들것의 고정벨트에 의한 자국’으로 ‘산업재해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판단 한 점. 다섯째, 유가족에게 부검을 말리고 조기에 장례절차를 종용한 정황 등 산재사망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한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사측은 더 이상 산업재해로 억울한 죽음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며 "산업재해를 심장마비로 둔갑해 사건의 축소, 은폐를 시도한 포스코의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경찰과 노동부가 함께 은폐를 시도한 정황에 대해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포항남부경찰서는 "김씨가 장기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부검 결과는 약 2주 후 나올 전망이다.

포스코 본사는 8일 "포항제철소 제품부두에서 근무하던 당사 직원의 사망 사고에 대하여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이 있어 당사의 입장을 밝힌다"면서 입장문을 냈다.  

포스코는 입장문에서 "2일 사건 발생 당시 경찰 및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현장조사시에 사건 현장 관련자 진술, 충돌 흔적이 없고 외상이  없었던 점을 종합하여 근무 중 사고에 의한 재해는 아니었다고 추정되었다"면서 " 그러나 4일 유족의 요청에 의해 부검을 실시한 결과 고인의 췌장과 장간막이 파열된 것으로 나타나 현재 경찰, 과학수사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사실을 왜곡할 이유와 여지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확산시키고, 심지어는 당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관계기관의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분명하고,투명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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