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갑질' HDC현대산업개발, 설 대금 조기지급 이벤트로 물타기?
'하도급 갑질' HDC현대산업개발, 설 대금 조기지급 이벤트로 물타기?
  • 오경선 기자
  • 승인 2019.01.1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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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HDC현대산업개발 김대철 대표이사(오른쪽)가 협력회사 대표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 제공
2018년 3월 HDC현대산업개발 김대철 대표이사(오른쪽)가 협력회사 대표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 제공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HDC그룹(구 현대산업개발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대형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하청업체들에게 600억원대의 대금을 늑장지급한 것도 모자라 법정 지연이자까지 떼먹은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HDC측은 그간 협력사와 상생협력·동반성장을 강조해왔지만 뒤로는 서민들의 생계를 외면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어서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이 거세다.

업계에선 과거 행보로 미뤄 현산이 이번 설을 앞두고 협력사들에게 공사대금을 조기 방출하는 '특집 이벤트'를 통해 문제를 희석시키는 물타기 작전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 들어 시공중인 서울 고척아이파크 공사장이 중금속에 오염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8000억 서울 반포 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취소되는 등 잇단 악재를 만난 현산은 갑질 논란까지 겹치면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현산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3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현산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중소 수급사업자 158곳과 하도급거래를 하면서 하도급대금 196억여원을 최대 6개월 초과해 늑장 지급했다. 이에따른 지연이자 3억3771만원도 지불하지 않았다.

현산은 발주자로부터 공사완료에 따른 준공금을 받고도 하도급대금을 늦게 줬다.

수급사업자로부터 목적물을 수령하고 건축물에 대한 관할 지자체의 사용승인을 받았음에도 하자처리 등을 이유로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수법을 썼다.

현산은 또 같은 공사기간 수급사업자 138곳에 하도급대금 442억2800여만원을 어음 대체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면서 발생한 수수료 9362만원을 떼먹었다. 어음대체 결제 수단에는 기업 구매 전용 카드, 외상 매출 채권 담보 대출 등이 있다.

257개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한 현산의 전방위 '갑질'은 스스로 내세운 경영철학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산은 그간 하청업체와 동반성장을 지향하는 '착한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켜 왔다.

일례로 매년 우수협력사를 초청하는 '상생협력 워크숍'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행사에서 김대철 현산 대표이사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상생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산 홈페이지를 보면 "협력사와 더 나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켜야 할 약속을 준수한다. 모든 일에 정직하고 진실하라" 등 상생경영, 정도경영을 가치 지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산은 지난해 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공사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궁지에 몰린 현산이 이번에도 설 명절을 앞두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이 카드를 쓸 수 있지 않겠나"며 "모르긴 몰라도 내부 방침은 정해졌고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산 관계자는 "올해도 계획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내부적으로 검토중인데 늦어도 다다음주께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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