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검찰 조사...윤석열 동기 전관변호사 대동하고 대법원 앞에서 입장발표
양승태 검찰 조사...윤석열 동기 전관변호사 대동하고 대법원 앞에서 입장발표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1.1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일 오전 9시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정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11일 오전 9시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정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포쓰저널]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전·현직 대법원장 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1일 오전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시작했다.

조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부터 중앙지검 15층 특수부 사무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에 앞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검찰 출신인 최정숙(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입회했다. 최 변호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와의 '재판거래'와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등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40여개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재상고 소송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재판 ▲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소송 ▲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등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각급 법원 공보실 예산을 전용해 3억5천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거나 전 정권에 비판적 의사표현을 한 법관 등에 관한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과 불이익 조치 혐의도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피의자 신문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특수1부 단성한·박주성 부부장검사 등 조사 상황에 따라 각각의 혐의를 수사해온 부부장급 검사들을 차례로 투입될 예정이다.

단성한·박주성 부부장검사의 경우 사법연수원 32기로 양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2기)의 30년 법조 후배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변호인들과 함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 일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적잖은 사람들이 수사기관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도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는 취지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니,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제가 지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절대 다수 법관은 언제나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성실히 봉직하고 있음을 굽어살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관련 여러 법관들도 각자 직분을 수행하며 법률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고, 저는 이를 믿는다. 그분들 잘못이 나중에라도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므로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자세한 사실관계는 오늘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겠다.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조명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런 상황이 사법부 발전과 그를 통해 대한민국 발전을 이루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발언을 맺었다.

'대법원 앞 기자회견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기자회견 한다기보다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 수사과정에 한번 들렀다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후배 법관에게 부담을 줄 거란 생각은 안 했냐'는 질문엔 "그런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상태에서 봐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관은 지난해 6월1일 경기도 성남 자택 근처 놀이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법관 블랙리스트와 재판거래 등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그 때와 같은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자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관련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 전 대법관이 입장을 발표한 대법원 정문 근처에서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소속 노조원 등이 '양승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법원노조는 양 전 대법원장이 말하는 동안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전직 대법원장이 아니라 수사받아야 할 피의자 신분인 사람이 대법원 앞에서 무슨 기자회견을 하느냐"며 "당장 회견을 그만두고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서라. 이제 더 이상 법원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외쳤다.

5분여 만에 입장발표를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인과 함께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에 올라 길 건너편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중앙지검 앞에 포진한 취재진 앞에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