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 지주회장 겸직…과제는
손태승 우리은행장 지주회장 겸직…과제는
  • 오경선
  • 승인 2018.11.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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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이 우리금융지주(가칭) 회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이 우리금융지주(가칭) 회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사진=우리은행.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가 4년만에 부활하는 가운데 손태승 현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 회장까지 맡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주사 회장·은행장 겸직 여부는 단순한 수장 인사 문제가 아니다. 향후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 및 그룹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 측은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한시적인 겸직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을 내세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은행 비중이 99%에 달하는 우리금융에서 은행 업무 한길만 파온 은행장이 지주사 회장까지 거머쥐면 '관성의 법칙'상 은행 위주의 지배 구조를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 회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겸직 시한은 오는 2020년 3월 결산주총까지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사외이사들만 참석한 사외이사 간담회를 통해 지주 설립 초기에는 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임할 필요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우리은행 측은 "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의 비중이 99%로 절대적이어서 당분간 우리은행 중심의 그룹 경영이 불가피하다"며 "카드·종금의 지주 자회사 이전과 그룹 내부등급법 승인 등 현안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주-은행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예견된 수순으로,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 사정을 꿰뚫고 있는 핵심 인사가 지주사 체제가 안정화될때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겸임 체제는 업무 효율성 제고 및 회장-행장 간 불필요한 파워 게임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금융처럼 은행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지주사 체제에서 회장과 행장을 분리시킬 경우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겸직은 지주사를 두는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제약 요소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종합 금융지주사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금융IT학과) 교수는 “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임하면 은행 중심으로 치우쳐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균형적 밑그림을 그리지 못할 수 있다”며 “우리금융이 글로벌 시장에서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와 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IB)과 경쟁할 수 있는 종합금융사로 크려면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태승 은행장은 지난 1987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사해 30여년 넘게 은행에서만 근무한 정통 '은행맨'이다.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글로벌그룹 부문장 등 은행 업무만 거쳤다. 은행과 성격이 다른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은행은 고객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반면 증권사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중점으로 진행한다. 같은 금융업이지만 성격이 굉장히 다른 셈”이라며 “은행장 출신이 지주 회장을 맡아 비은행 계열사에 대해 살펴볼 경우 다른 분야의 발전이 더딜 수 있다는 것이 우려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은행 비중이 독보적으로 높은 구조상 전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종합 금융사로서 틀을 갖추기 위해 비은행부문 확대에 주력하려면 조감도적 시각을 가진 인사가 지주사 회장에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주 출범 초창기부터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회장직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지주사는 은행을 비롯해 카드, 종금사 등을 전반적으로 컨트롤해야 하는 역할을 갖고 있기에 은행장이 지주사를 겸임하는 게 바람직한 지배구조 모델은 아니라고 본다”며 “초창기 지주사는 여러가지 살펴봐야 하는 사안이 있는데 은행장이 두 역할을 겸임할 경우 본업에 대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손태승 은행장이 취임 후 지주 설립 작업을 계속해 왔기에 지주사 회장 겸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계열사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선 (겸임 체제로) 현실적인 사업 추진 여력이 한정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손 은행장은 내달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내년 2월에 태동하는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은행이 신청한 우리금융의 설립을 인가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국내 자산순위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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