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거버넌스와 암호화폐] ③ 거래소 상장 가이드라인
[블록체인 거버넌스와 암호화폐] ③ 거래소 상장 가이드라인
  • 포쓰저널
  • 승인 2018.11.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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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도 차별화가 필요하다. 현재 위치에 만족하고 혁신을 거부하는 거래소는 미래가 없다. 거래소 이용자를 보호하고 경쟁력있는 암호화폐를 상장시키려는 혁신이 필요하다.

지난 3월 세계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가 몰타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바이낸스는 6월 몰타가 세계 최초로 가상금융자산법 (VFAA) 등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법률을 입법화한 이후 가장 핫한 거래소로 부상하였다.

10월 3일부터 개최된 몰타의 DELTA Summit에서는 Muscat 총리와 Silvio Schembri 수상실 장관과 함께 가장 주목 받는 스피커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아이콘이다. 한국 ICO 프로젝트 중 바이낸스에 상장되어 있는 유일한 암호화폐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아이콘루프는 암호화폐로서의 자기 정체성보다는 블록체인 SI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아마 CEO가 비티웍스 등에서 금융SI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엔지니어라서 암호화폐 서비스 보다는 블록체인 SI가 익숙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어쩌면 바이낸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콘의 상장폐지를 고민해야 할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싱가폴 금융청은 증권형 디지털토큰을 상장시킨 8개의 거래소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SEC도 같은 이유로 거래소에 대해 경고를 하였다.

아이콘이 암호화폐로서 지불결제 혹은 유틸리티 코인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IC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코인개발 자체가 아니라 블록체인 SI라 는 별도의 사업에 사용한다면 SEC 힌먼 이사가 제시한 증권형 코인에 대한 기준을 충족하거나 우리나라 자본시장법 제3조 금융투자상품에 해당될 여지가 높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아이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노원지역페이를 개발 한 이후 블록체인 지역페이 개발을 위한 SI에 주력하고 있는 하이콘 등도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BGCC 위원들과 전문가들이 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대형 거래소가 증권형 코인에 대해 상장시 혹은 상장유지와 관련하여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 본 결과, 미국이나 글로벌 거래소와 달리 상장시에 이를 평가하거나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업비트가 지난 10월 발표한 상장체크리스트(ver.1.0_2018.10)의 내용에도 증권형(금융투자상품형) 코인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체크리스트는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 역량 평가, 사업계획에 중대한 이슈 여부,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정보제공, 구체적인 내용 없이 2개항의 법규준수 여부에 대한 체크리스트, 2개항의 기술역량 평가 등 지 극히 일반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이런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지난 10월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이 금융당국에 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 실제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블록체인협회에 소속된 대형거래소들이 사실상 금융당국의 규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모범적으로 자율적인 규율을 마련하였다거나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 할 것이다.

사실 작년 9월 금융위원장의 ICO 금지 발언이나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이 거래소에서 일반인들의 코인거래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거래소들의 책임이 적다할 수 없다.

그럼에도 대형 거래소들이 불투명한 상장규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실은 이해하기 힘들다. 차제에 BGCC가 마련하는 상장가이드라인을 참고하거나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등을 고려하여 독자적인 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거래소들이 상장가이드라인(상장규정)으로 고려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적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상 암호화폐의 ICO과정에 대한 포괄적 실사자료가 필요하다. ICO 과정에서 위법사항이나 모럴해저드가 없었는지 등 적법절차를 준수하였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대상 암호화폐를 상장해서 일반대중이 거래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하는 거래소의 의무다. 그러므로 상장대상 암호화폐의 ICO 과정을 면밀하게 실사한 자료를 제공받아 이를 검토하는 것이 상장심사의 첫출발이 될 것이다. 법률실사자료, 회계실사 자료, 기술실사 자료 등을 제공받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상 암호화폐가 증권 혹은 금융투자상품이나 예금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우리 자본시장법 제3조는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투자목적)’으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시점에 금전 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취득하는 권리로서, 유가증권 혹은 채권적 형태의 계약상 권리를 포함’하며 원본에 대한 손실 가능성(위험)이 있는 ‘투자성’을 그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상장대상인 암호화폐에 대하여 소위 Howey Test를 통하여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는 경우, 자본시장법 준수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 거래소들은 가장 기본적인 상장기준을 자율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의무를 방기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세계 모든 나라에서 암호화폐가 증권형에 해당하는지여부를 ICO시 증권관련법 적용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 우리나라 역시 ICO 가이드라인에서도 기본적으로 적시될 내용일 것은 자명한데 이와 관련된 규정을 상장시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은 거래소 운영자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몇몇 거래소들이 암호화폐 상장을 금융당국이 규제를 유보하고 있는 기회를 오직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향후 규제에 영향을 미치지않을 수 없다. 중국계 몇명 거래소(코인베네, 코인슈퍼 등)가 상장비용으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받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면 부정경쟁행위거나 배임행위,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일부 국내 거래소가 수억원의 상장금액을 받는 것도 같은 위험에 놓여 있음은 중언을 요하지 않는다.

거래소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그 책임이 적지 않음은 명백하다. 차제에 ICO 가이드 라인과 같은 수준의 자율적 규제안을 스스로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객관적 신뢰를 제고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BGCC가 오는 8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발표하는 상장가이드라인을 주시하고 협약을 체결하여 거래소의 자율규제를 제고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미 10개가 넘는 거래소가 자율협약에 참여를 신청하였다. BGCC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자율기구 설치와 상장심사위원회 구성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거래소가 바로서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배재광(블록체인 거버넌스 및 컨센서스위원회 의장, law@cyb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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