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밀주의 따라하겠다는 애플, 왜?
삼성전자 비밀주의 따라하겠다는 애플, 왜?
  • 이언하 기자
  • 승인 2018.11.03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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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 애플이 다음 분기 실적 공개 때부터는 아이폰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2일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팀 쿡  사장을 비롯한 애플 이사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애플은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실적 정보를 주주들을 위해 공개해왔다.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판매 항목을 아이폰· 아이패드 · 맥 컴퓨터 · 서비스 · 기타  등 5개 영역으로 구분해 각 아이템의 판매대수와 매출액을 공개해왔다. 

주요 시장을 미국· 유럽 · 중국 · 일본 · 기타 아태지역 등 5개 권으로 구분해 각 지역별 매출액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이폰 · 아이패드 · 맥 판매대수는 내년 1월초 있을 올 4분기(10~12월, 애플 회계연도로는 2019년 1분기) 실적 발표 때 부터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애플 방침이다. 

애플이 2일 공개한 3분기 실적 요약표. 지역별 매출과 아이폰 등 아이템별 판매대수와 각 매출액 등이 적시돼 있다. 애플은 이 중 아이폰 등의 판매대수는 더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2일 공개한 3분기 실적 요약표. 지역별 매출과 아이폰 등 아이템별 판매대수와 각 매출액 등이 적시돼 있다. 애플은 이 중 아이폰 등의 판매대수는 더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주이익 강화와  이를 위한 기업 정보 공개 확대가 대세인 상황에서 애플의 이런 역행이 시장에서 쉽게 소화될 리 없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공개적으로 팀 쿡 체제의 애플을 비난했다.  CNBC는 "애플이 숨기고 싶은 싶은 것이 있다"고 관련 기사 제목을 뽑았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장 중 7% 넘게 폭락했다. 종가도 전일 대비 6.63% 하락마감했다. 

뉴욕증시 나스닥 애플 주가 추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2일 장이 열리자 말자 7% 넘게 급락했다./CNBC
뉴욕증시 나스닥 애플 주가 추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2일 장이 열리자 말자 7% 넘게 급락했다./CNBC

일각에선 애플이 삼성전자의 나쁜 습관으로 지적받는 비밀주의를 벤치마킹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자사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스마트폰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애플이 공개하는 품목 카테고리별  매출액은 물론 지역별 판매량도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이 스마트폰 판매량과 관련해 공개하는 정보는 최신폰이 100만대를 돌파하는 데 걸린 누적일수 등 극히 파편적인 것 뿐이다. 갤럭시노트9의 경우에도 삼성전자는 출시 53일만인 10월16일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흘린 게 고작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2018년 3분기 실적요약표.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스마트폰의 경우 판매대수와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자세한 정보를 알 수가 없다. IM부문 무선으로 통합해 공개한 단편적인 데이터로 추정할 수 밖에 없다. 무선이 부문의 경우 그나마 총 매출만 공개하고 영업이익은 적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2018년 3분기 실적요약표.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스마트폰의 경우 판매대수와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자세한 정보를 알 수가 없다. IM부문 무선으로 통합해 공개한 단편적인 데이터로 추정할 수 밖에 없다. 무선이 부문의 경우 그나마 총 매출만 공개하고 영업이익은 적시하지 않았다.

이 탓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판매대수는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들의 서베이결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투자자들로선 혼란이 불가피하다. 최신폰인 갤럭시노트9의 경우 삼성전자는 잘 팔리고 있다고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지애널리스틱스(SA)는 노트9의 9월까지 판매량이 380만대에 그쳤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SA는 같은 기간 애플 최신폰인 아이폰XS 및 아이폰XS맥스의  합산 출하량은 1620만대라고 했다. 

SA 데이터가 사실이라면 삼성전자 주주들로선 대단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주이익에 큰 손실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꿈쩍도 않는다. 이런 비밀주의와 밀행성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는 애플에 견줘 엄청나게 디스카운트 당하고 있지만 삼성 수뇌부는 그런 것도 개의치 않는다.

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83조원인데 애플은 이의 4배인 1조733억달러(약 1200조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1일 공개한 2018년 3분기 제조사별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량에 대한 자체 발표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를 통해 추정할 수 밖에 없다. 애플도 앞으로는 삼성전자 처럼 아이폰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1일 공개한 2018년 3분기 제조사별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량에 대한 자체 발표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를 통해 추정할 수 밖에 없다. 애플도 앞으로는 삼성전자 처럼 아이폰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량을 숨기기로 한 일차적인 목적은 아이폰 고가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아이폰X 이후 본격화한 고가정책으로 거의 폭리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긁어모으고 있다.  

올 3분기(7~9월) 아이폰 판매대수는 4688만9000대로 1년 전(4667만7000대)보다 되레 약간 줄었다. 

하지만 3분기 아이폰 단말기 매출액은 371억8500만달러(약 41조5728억원)로 1년 전의 288억46000만달러(약 32조2498억원) 대비 28.9%나 늘었다.  

아이폰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년동기 618달러(약 69만원) 에서 올 3분기엔 793달러(약 89만원)로 증가했다.  
ASP 연간 상승률은  28%인데,  단말기 매출액 증가율과 거의 맞아떨어진다.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하는 아이폰X  출시와 함께 고가전략을 쓴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이 덕에 애플은 3분기 629억달러(약 70조3222억원) 매출에 161억1800만달러(약 18조1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 25.6%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IM(인터넷, 모바일) 부문에서 24조9100억원 매출에 2조2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8.91% 영업이익률이다.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삼성이 애플보다 1.5배이상 많지만 매출과 이익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은 것이다.

애플로선  쾌재를 부를 일이지만 결국 애플 마니아들을 희생양으로 자사의 이윤을 극대화한 것이서 어느정도 지속가능성이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인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대수를 비밀에 부치기로 한 것도 이런 지적과 비난의 근거가 될 데이터 공급 차단에 그 목적이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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