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사고에 멈춘 자율주행 시계...'안전'문제로 사업 존폐 기로
인명사고에 멈춘 자율주행 시계...'안전'문제로 사업 존폐 기로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08.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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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9일(미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비치에서 경찰차를 추돌한 테슬라 모델S(왼쪽 검은색 차)의 앞 범퍼쪽이 심하게 파손된 모습.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원인과 관련해 테슬라 자율주행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라구나비치경찰 공식 트위터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기계는 완벽해야 한다. 특히 인명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 한해서는 완전무결해야 한다.

이 같은 인식에 의해 최근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이 난관을 맞게 됐다. 흠결이 없다고 자부했던 자율주행차들이 속속 사고를 내고 인명피해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자율주행차 선두주자라고 불리는 구글, 테슬라, 우버가 모두 사고로 인명피해를 냈다.

실제로 사고의 원인은 기계의 결함보다는 인재(人災)였지만 자율주행이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완전 자동운전 기술로 대중에 인식된 만큼 연이은 사고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늦추는 문제로 직결된다.

구글과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의 시범운행를 중단하거나 상용화 계획을 미뤄야했다. 우버의 경우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운송 사업 자체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 자율주행 사고, 모두 人災

올해 3월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사건 이후 우버는 피츠버그, 토론토, 템페 등에서 시행했던 시범운행을 즉각 중단했다.

5월 29일에는 테슬라 전기차 세단인 모델S 차량이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ot)으로 주행하던 중 도로에 주차돼 있던 경찰용 스포츠유틸리티(SUV) 순찰차에 충돌했다.

앞서 3월 23일에는 테슬라의 모델X 차량이 오토파일럿 운행 도중 사망사고를 일으켰다.

5월 5일 구글 웨이모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SUV 모델 자율주행차가 마주 오던 혼다 승용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는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올해만 세계 선두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이 연이은 사고를 내며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결과만 얘기하면 4개의 모든 사고는 차량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운전자 또는 사고 당사자의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

우버의 경우는 보행자가 보행신호 등을 무시한 채 급하게 차로를 가로지르며 발생했다. 다만 미국 조사당국에 따르면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멈출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우버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미리 주의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구분하는 5단계의 자율주행차 시스템 중 레벨3에 해당 하는 '조건부 자율주행'차로 차량이 사고 위험을 감지하면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대응하도록 경고한다.

운전자는 자율주행모드에서도 운전대에 손을 떼서는 안 된다.

실제 미국 수사당국의 수사 결과 테슬라 오토파일럿 모드를 사용 중이던 사고 운전자들은 운전대를 잡고 주의하라는 서너 차례의 경고음과 영상이 나왔음에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웨이모의 사고 당시 차량에는 여자 안전요원 한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운행 속도는 시속 45마일(시속 약 72㎞)이었다. 웨이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웨이모 미니밴의 반대차선에서 은색 혼다 차선이 빨간불 상태에서 교차로에 진입했다가 동시에 교차로에 진입한 다른 차량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웨이모로 돌진했다.

모두 인재(人災)에 해당한다.

▲ 지난 5월 6일 미 지역방송사가 공개한 웨이모 자율주행차의 블랙박스 영상 일부. 마주 오던 은색 혼다 승용차가 순간적으로 웨이모 차량 쪽으로 돌진하고 있다. / 출처=abc15애리조나

◆ 우버, 자율주행사업 존폐 위기...구글·테슬라도 타격

그럼에도 구글, 테슬라, 우버가 받은 타격은 컸다.

웨이모는 올해 중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사고로 인해 서비스 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여봤자 승객들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15년부터 자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총력을 다해 온 우버는 사실상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운송사업 자체가 존폐 위기 놓였다.

보행자 사망사고 이후 우버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자율주행차 사업부서를 폐쇄하고 300여명의 인력을 해고했다.

이달 7일에는 자율주행트럭 사업부문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대외적으로는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우버가 당장에는 고비용 저효율 수익 수단인 자율주행차 사업을 접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올해 2분기 우버의 손순실은 6억5900만 달러로 전 분기 5억7700만 달러 대비 8200만달러나 증가했다.

자율주행 사업 철수의 이유는 충분하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우버의 입장에서는 자율주행차로 인한 적자폭 확대가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우버는 2015년 미국의 국립로봇공학센터 소속 석·박사 인력 40여명을 채용한데 이어 2016년에는 자율운전트럭 스타트업 '오토'를 창업한 구글의 전 엔지니어를 영입하고 오토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구글의 기술 절도 소송에 시달리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하다 운전 차량 등록을 취소당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2019년 IPO를 앞둔 우버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지나치게 적극적이었지만 사고로 악재가 되자 사업 자체를 접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우버 측은 "무인차의 꿈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테슬라는 사망 사고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몰렸다.

5월 27일 테슬라 주가는 뉴욕 증권시장에서 8.2% 급락해 1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테슬라의 비전환사채 가격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당시 헤지펀드 빌라스 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존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마술을 부리지 않는 한 테슬라는 4개월 내 파산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미국 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가 테슬라 모델3의 제동 성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일론머스크는 최악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우리는 굳건하다'는 메시지로 일축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근 주가하락과 함께 상장폐지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오히려 고급형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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