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대세인 베트남, 전자결제 시장이 열린다
현금 대세인 베트남, 전자결제 시장이 열린다
  • 염지은 기자
  • 승인 2018.08.0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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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챗페이를 도입한 베트남 국제공항 내 상점 모습.<사진=tapchigiaothong.vn/코트라>

[포쓰저널=염지은 기자] 베트남 전자결제 시장이 열리며 한국 기업들에 좋은 현지 파트너사로사로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과 문화관광체육부, 현지 언론 보도 및 코트라 호치민 무역관 등에 따르면 베트남 은행을 거치지 않은 전자결제, 불법 모바일 결제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가 현금 유입 및 유출을 관리할 수 없어 사실상 탈세로 악용되고 있다. 불법 전자결제는 자금 출처 및 행방을 숨기는 돈 세탁(money laundering)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베트남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북부 꽝닌성(Quang Ninh)에서 불법 POS 기기를 이용해 베트남 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국으로 약 3만 달러를 이체한 상점을 적발했다. 실제로는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 12월 베트남 중앙은행이 발표한 지불 중개서비스에 관한 시행규칙에 따라 베트남에서는 QR페이, 전자지갑 등과 같은 각종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반드시 해당 사업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베트남 정부는 과거 2006년 외환거래 시행령을 통해 베트남 내 모든 거래 활동은 외화로 이루어지면 안되며 반드시 베트남 화폐로 결제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특히 불법 전자결제 단속 일환으로 중국의 대표 모바일 결제수단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베트남에서 이들을 통해 베트남 동화(VND)가 아닌 위안화(CNY 혹은 RMB)로 결제를 하면서 이에 대한 세금 징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베트남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가 있는 꽝닌성을 포함해 다낭, 냐짱 등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관광지에서는 여러 상점 및 개인 호텔들이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를 통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고 이들의 지출도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은 결국 베트남 기업이 아닌 중국 기업에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7년 기준 베트남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약 400만명으로 베트남 방문 해외관광객 1위 국가다. 2018년 1~6월에도 전년 대비 10.1% 증가한 256만 명의 중국인들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관광산업 호황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단속 및 제재가 강화되면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베트남 정식 서비스 출시와 확대를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해 11월 알리페이는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의 국제결제원(NAPAS)과 비즈니스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간 사업 협력에 관한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알리페이는 NAPAS와 협력해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챗페이 역시 같은 시기 베트남에서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 중인 비모(VIMO)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비모는 베트남 내 최초로 위챗페이 정식 중개업체가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모의 위챗페이 결제를 도입한 베트남 상점은 약 500개이며 베트남 국제공항에 입점한 50여 개 상점에서도 위챗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하다.

중국은 베트남 전자상거래기업 인수를 통해 베트남 전자결제시장에 우회 침투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알리바바 그룹과 위챗페이의 텐센트 그룹은 베트남 지불 중개서비스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해 6월 베트남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라자다(LAZADA)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율을 83%까지 끌어올렸다. 중국 텐센트의 징둥닷컴 역시 올해 1월 베트남 주요 전자상거래기업 중 하나인 티키(TIKI.VN)에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짓고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중국의 양대 IT 기업이 베트남 전자상거래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들이 싱가포르, 태국 등지에서 해왔던 것처럼 베트남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중국 제품 유통을 늘리면서 해당 웹사이트에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같은 전자결제를 도입해 베트남 전자결제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등 베트남 전자결제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관심은 높지만 베트남 중앙은행은 7월말 기준 단 27개 기업에 대해서만 지불 중개서비스 사업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사이선스 지불 중개서비스 사업 기업은 나파스(NAPAS), VN페이, 모모(momo), 페이유(Payoo), 잘로페이(Zalopay), 비모(Vimo), VT페이, 모카(moca), Sen페이 등이다.

베트남 현행법상 지불 중개서비스는 베트남 조건부 사업에 해당한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을 승인한다.

지불 중개서비스는 현금 유출입, 세수 관리, 해외 통화 결제 등 민감한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외국기업이 사업 라이선스를 받기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많은 외국 투자기업들이 해당 라이선스를 취득한 업체들을 발굴해 이들과 협력하기를 원한다.

베트남 전자결제 기업으로는 모모(MoMo)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2014년 설립된 모모는 베트남의 63개 도시 및 성 중 45개 지역에 약 4000개의 '환전 및 거래지원' 점포를 두고 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의 이용자는 15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홍보, 마케팅 덕분이며 실제 사용자 수 및 이용률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이 불가능하다.

현금이 가장 우세한 결제 수단인 베트남에서 핀테크는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다.

2014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의 베트남인 중 통장을 개설한 이는 31%에 불과했다. 이러한 시장 배경 때문에 수도세나 전기세, 통신비 등은 직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수금하며 통신비도 관리소에 현금으로 지불하거나, 편의점 같은 곳에서 선불 쿠폰을 구매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현지 소비자 10명 가운데 8명 정도는 온라인 쇼핑 시 물품 수령 시 배송 기사에게 현금을 지하고 있다.

하지만 5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의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온라인 쇼핑몰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모바일 기기를 통한 지불결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베트남에는 48개의 핀테크 기업이 존재하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모바일 페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베트남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1억2900만 달러로 이는 같은 해 전체 스타트업 투자 금액 중 63%를 차지했다.

미래에셋과 한국 투자증권(KIP)은 지난해 베트남 핀테크 스타트업인 애포타(Appota)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삼성페이도 지난해 9월 말부터 베트남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코트라 이주현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은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전자결제 사업 승인을 받은 27개 기업은 베트남 모바일 결제시장에 관심있는 한국 기업들에 좋은 현지 파트너사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들은 아직 경험이 적고 기술이 부족해 한국과 같이 전자결제, 모바일 결제시장이 발달한 곳으로부터 사업 경험 공유 및 지원을 받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또 "많은 전자지갑 개발사들이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연명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도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베트남 온라인 유통 판매액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베트남 정부 역시 전자결제 확대를 환영하고 있어 당분간 베트남 전자결제 시장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베트남 소비자들로부터 전자결제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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