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벤처 붐 日, '우주' 스타트업 집중 육성
제4차 벤처 붐 日, '우주' 스타트업 집중 육성
  • 염지은 기자
  • 승인 2018.08.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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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쓰레기 이미지.<이미지=eco-word.jp/코트라>

[포쓰저널=염지은 기자] 일본의 스타트업 시장이 '제4차 벤처 붐'으로 불릴 만큼 뜨겁다.

특히 일본 정부는 새로운 먹거리 사업의 하나로 우주산업을 꼽고 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 기업을 집중 육성·지원하고 있다.

사업 추진 비용의 절감, 정부의 지원책, 대기업 및 자금 운용사의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 등으로 일본 내 우주 관련 스타트업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코트라(KOTRA) 후쿠오카무역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액은 총 2,791억엔(약 3조원)으로 5년전인 2012년 대비 4.3배에 달했다.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추진된 금융완화, 2013년 이후 잇따른 정부 주도 펀드의 설립,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등이 일본 창업 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의 신생 기업이 등장하는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우주' 분야의 스타트업이다.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약 1000억엔(약 1조원) 규모의 리스크 머니 공급해 우주 관련 비즈니스의 사업화를 위한 스타트업 초기 지원 강화, 우주산업 벤처기업의 해외 전개 지원,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보유한 우주산업 벤처기업을 위한 정부기관의 기술 협력 제공 및 인재확보 지원 등을 추진한다.

해외 관련 기업의 일본 진출이나 일본 기업과의 협력체계 구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정부 주도로 이루어져 온 우주산업에 벤처기업이 진입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코스트 절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벤처기업 악셀스페이스(Axelspace)사가 기존의 1/10~1/100의 비용과 반 이하의 개발기간으로 제작한 인공위성 ‘WNISAT-1’을 시장에 선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2017년 기준 일본 우주산업의 규모는 약 3000억엔(약 3조원)으로 이 중 관 주도의 수요가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순수 민간분야의 규모는 약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간 시장의 관심고조로 자금조달 면에서도 우주 분야 벤처가 선전하고 있다.

2017년 달 표면 조사를 전면에 내세운 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사는 약 100억엔(약 1000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이는 전세계 우주 분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액 중 역대 최고 금액으로 같은 해 일본 내 벤처 기업의 자금조달액 중 3위를 차지했다.

악셀스페이스사 역시 2016년까지 총 19억엔(약 200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코트라 고충성 일본 후쿠오카 무역관은 안테나 공유, 우주쓰레기 처리, 인공 별똥별 제작 등 이색적인 일본 우주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 우주에서도 공유경제...인포스텔라의 안테나 공유 사업

2016년 설립된 종업원 수 24명의 벤처기업 인포스텔라(Infostella)사는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한 안테나 공유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우주사업을 지탱하는 세 가지 요소는 로켓, 인공위성, 그리고 위성과의 통신을 위해 지상에 설치된 안테나다. 안테나가 위성과 통신할 수 있는 시간은 위성이 안테나의 수신범위를 지나가는 약 수십 분에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안테나는 가동 시간보다 가동되지 않은 시간이 훨씬 길다.

인포스텔라사는 자사가 제작, 운영하는 ‘스텔라스테이션(StellarStation)’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전세계의 안테나를 묶고 클라우드 방식으로 공유한다. 인공위성 운영을 위한 통신 기회(안테나 사용)를 상시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인포스텔라사의 비즈니스모델은 최근 여러 영역에서 사업화가 활발한 공유경제의 개념을 우주산업 분야에 도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인공위성을 통한 정보수집의 수요가 전세계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로켓, 인공위성을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이 다수 등장하면서 이들의 제작 코스트는 극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제약된 예산으로 위성과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안테나 공유 서비스가 필수 불가결이다.

벤처기업에게 있어 안테나를 만드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 우주 비즈니스 진입에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안테나 1기를 설치하기 위해서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이 소요된다.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주체가 일일이 안테나를 만들 필요 없이 타 기관 및 기업의 안테나를 활용할 수 있으면 큰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포스텔라사의 쿠라하라 나오미 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로켓이나 인공위성을 만들고 싶다는 사람은 정말 많다. 그렇지만 (안테나 등) 지상 설비에는 시간을 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테나는) 학술연구 대상이 되기도 어려운 것 같다”며 해당 비즈니스를 추진하는데 있어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통한 사업화에 한계를 느껴 직접 창업했다고 했다.

인포스텔라사는 현재까지 약 9억엔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 앞서 주로 연구 목적으로 운영되는 초소형 위성용 안테나의 공유서비스인 '스텔라스테이션 아마추어' 시장에 선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안에 본격적인 스텔라스테이션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전용통신기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제작, 그리고 공유 서비스에 참여할 안테나 소유기업 및 기관의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 세계 유일의 '우주청소부' 아스트로스케일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사는 우주 공간에 떠도는 우주쓰레기(space debris) 제거 서비스를 개발 중인 기업이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세계 최초의 시도다. 하버드대학 MBA 교재에 해당기업의 사례가 소개되는 등 해외로부터도 큰 주목을 얻고 있다.

우주개발이 시작된지 50 여 년 동안 수 천 번에 걸쳐 로켓 및 인공위성이 발사됐으며 그 역할이 끝났거나 고장이 난 기계, 운용상 방출된 부품, 폭발에 의해 발생한 파편 등 수많은 우주쓰레기가 지구 주회궤도를 따라 돌고 있다. 이러한 우주 쓰레기는 약 5조 8000억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주 쓰레기는 초속 7km 이상의 매우 빠른 속도로 운동하고 있어 인공위성이나 우주정류장에 충돌할 경우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2009년에 미국 인공 위성에, 용도 폐기된 러시아 군용 통신 위성 잔해가 충돌한 사례가 있다.

우주 쓰레기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우주 쓰레기의 충돌은 우주 산업에 있어 무시못할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다.

아스트로스케일사의 사업모델에 대해 초창기에는 사업성 측면에서 성립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현재는 비전있는 유망 비즈니스로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인공위성 운용은 큰 위성을 1개 쏘아 올려 그 위성이 하루에 2번씩 상공을 지나갈 때 해당 장소의 사진을 찍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인공위성 제작 및 발사 비용이 줄어들면서 한 번에 수 백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해 지구 전체를 24시간 촬영하는, 이른바 메가 컨스텔레이션(mega constellation)이 실현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인공위성은 평균 5~10%의 비율로 우주 공간에서 고장을 일으키거나 부서지는데 1개 기업 및 기관이 운용할 수 있는 위성의 개수가 국제적으로 제한돼 있다. 대체할 위성을 운용하려면 기존의 위성과 똑같은 궤도 상에 쏘아올려야 하므로 기존에 고장난 위성을 제거해야하는 수요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아스트로스케일사는 현재까지 총 5300만 달러(약 600억원)의 자금출자에 성공했다. 일본 민관 합동 펀드 운영사인 산업혁신기구(産業革新機構), 일본의 대표적인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미쯔비시UFJ캐피탈(三菱UFJキャピタル), 일본의 대표적인 항공사를 운영하는 ANA홀딩스(ANAホールディングス) 등이 해당기업에 출자했다.

이 회사 오카다 사장은 2013년 싱가포르에서 회사를 먼저 설립한 후 동사의 R&D센터라는 위상으로 2015년 일본에 아스트로스케일사를 창업했다.

COO(최고집행책임자)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간부 출신자를 영입했으며 자석을 이용해서 우주쓰레기를 수거한 후 대기권에서 태우는 인공위성인 ‘ELSA-d’를 일본 내 여러 중소기업과의 공동개발로 제작했다.

ELSA-d의 발사는 2019년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1억엔(약 10억원)을 투자해 자사의 인공위성을 통제할 안테나 시설을 일본 요코하마에 개설했다. 자사의 서비스가 안전화된 후에는 동 시설을 타 기업과 공유할 계획도 발표했다.

◆사람 손으로 별똥별을 만든다!...에일사의

2011년 설립돼 종업원 18명의 벤처기업 에일(ALE)사는 하늘에 인공으로 별동별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연 등 각종 야외 이벤트에서의 연출 및 관광지의 홍보 등의 용도로 수요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에일사는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1cm 정도의 알갱이를 궤도상에 있는 인공위성으로부터 우주공간에 방출시키는데 그 알갱이가 프로즈마 발광 현상을 일으키며 연소되는 모습은 지상에서 볼 때 마치 별똥별처럼 보인다.

현재 약 300~400개의 알갱이를 위성에 탑재할 수 있으며 1번에 10~20개의 알갱이를 방출해 별똥별을 재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별똥별은 상공 60~80km 지점에서 반짝이면서 연소돼 최대 200km 범위에서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도쿄대학에서 천문학 박사과정까지 마친 후 골드만삭스의 전략투자부에서 근무했던 에일사의 오카지마 사장은 리먼쇼크로 몸담고 있었던 부서가 축소된 것을 계기로 퇴사 후 에일사를 창업했다.

2001년 지구에서 관측돼 큰 화제가 된 '사자자리 유성군’을 대학 동기와 같이 보면서 우스겟 소리로 ‘저거 우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니?'라고 이야기 했던 것이 사업 아이템의 원천이 됐다.

에일사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많은 기업은 ‘새로운 유형의 엔터테인먼트’로서 주목하고 있으며 일본 학계에서는 기초과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도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JAL, 일본 2위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 등이 에일사에 협찬을 표명, 별똥별을 관측할 수 있는 항공여행 상품 개발 등이 논의되고 있다.

고도 60km 인근의 고층 대기권은 기존에 데이터 관측 및 분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영역이다. 일본 물리학계에서는 인공 별똥별을 통해 해당영역의 대기 상태를 관측하면 새로운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일사는 2020년에 첫 인공 별똥별을 쏘아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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