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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언론] ① 독자가 선택하는 기사
김성현 기자  |  minus50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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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6  16: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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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화진>

[포쓰저널=김성현기자]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사회는 물론 전통적인 언론의 개념을 바꾸기도 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한 개인의 훈련받지 않은 글과 영상이 훈련받은 수백명의 기자를 거느린 매체의 힘을 넘어서게 만들었다.

파워블로거, 유튜버, 인터넷방송BJ, 유명 SNS스타의 파급력이 언론의 그것을 넘어서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미디어의 변화가 일어난 지 5년도 안 되서‘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다시 언론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눈에 띄는 새로운 언론 모델은 독자가 기사의 가치를 결정하는 형태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내고 독자의 반응이 좋은 기사로 다음날 지면을 구성한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2020 보고서’ 중‘디지털퍼스트’ 전략에 언급된 내용이다.

다만 그 내용은 ‘반영’에 국한된다. 독자들의 추천이나 공감, 댓글, 공유 등을 수치화해 완벽히 편집권을 독자에게 넘기는 모델은 각 언론사마다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추구하는 이상이 다른 만큼 현실에서는 나타나기 힘든 모델로 치부됐다.

국내에서는 기사는 ‘무료’라는 개념이 자리 잡아 언론사의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게 된다. 때문에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광고주인 기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며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는 기사에 대한 보상을 받기보다는 회사와 계약한 노동의 대가만으로 기사 작성 업무를 계속하게 된다.

이 같은 국내 언론의 문제점은 결국 기사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특정 거대 광고주를 옹호하는 기사로 도배를 하거나 단순히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한 ‘어뷰징 기사’의 남용을 초래했다.

“글쓴이가 광고 없이 콘텐츠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2016년 4월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플랫폼인 스팀잇이 등장했다.

스팀잇은 독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다른 독자들은 각각의 콘텐츠에 ‘업보트’(upvote)를 하게 된다. 이는 페이스북에 있는 ‘좋아요’를 누르는 것과 같다.

많은 업보트를 받은 콘텐츠는 상위에 노출된다. 언론사로 치면 독자의 호응이 높은 콘텐츠가 그날 1면이 되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다. 스팀잇은 ‘콘텐츠 기반 보상 시스템’을 적용해 콘텐츠를 통해 얻은 수익의 75%는 콘텐츠 제작자가, 25%는 추천자가 ‘암호화폐’로 받게 된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한 것이다.

스팀·스팀파워·스팀달러 등 스팀잇이 지급하는 암호화폐 중 대표적인 것은 ‘스팀’이다. 해당 암호화폐는 암호화폐거래소에서 거래되며 시세 역시 거래소에서 형성된다.

스팀의 급격한 가격 변동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스팀달러인데 최소 1US달러의 가치가 보장되도록 설계됐다.

스팀파워는 많이 보유한 회원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스팀잇 내 영향력이다.

세 종류의 암호화폐는 스팀잇이라는 생태계가 안전하게 순환되도록 한다.

스팀잇에 게재된 게시글 등은 블록체인에 보관돼 7일 이후에는 수정·삭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영구히 보존된다.

존재 자체가 콘텐츠 ‘아카이브’(archive)가 되는 셈이다.

올해 초 기준 스팀잇을 사용하는 스티머는 50만명을 넘어섰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스팀잇 사용량은 미국에 이어 2위이며 전체 사용자의 11%를 넘어섰다.

다만 스팀잇은 ‘돈 버는 SNS’라는 평가에 국한된다.

언론이라 함은 신문·방송 등 다양한 매스미디어(Mass Media)를 통해 어떤 사실을 알리거나 문제를 논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신뢰성, 공정성 등은 기본이다. 때문에 언론으로써 기사작성은 단순한 SNS활동 수준을 넘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기자의 취재를 거쳐 게재돼야 한다.

스팀잇은 이 같은 언론의 정의를 대입했을 경우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즉 언론에게 있어 스팀잇의 모델은 이미 출시된 모델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언론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포털에 집중돼 있는 뉴스 제공 서비스를 대체할 플랫폼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스팀잇과의 차별점도 생기게 된다.

신문을 독자들의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은 연예인의 연애사로 도배할 수 없기 때문에 다소 반응은 미지근하지만 중요도가 높은 정치·사회 기사를 1면으로 뽑아야 하는 등의 편집국의 의도가 다소 반영돼야 한다.

이와 함께 언론사는 무겁고 다소 지루한 기사를 SNS 상의 관심도가 높은 콘텐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짊어지게 된다.

이 같은 뉴스 플랫폼이 정착될 경우에는 기업광고 중심의 수익구조와 클릭 수 유도로 인해 돌연변이처럼 변형된 한국 언론에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국내에도 독자의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프로퍼블리카 형태의 언론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기사의 공정성을 높이고 각 기사에 대한 보상을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다.

다만 여타 언론보다 공정하다고 인식되는 프로퍼블리카 역시 특정 성향이 원하는 기사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실제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불리한 기사를 게재한 뉴스타파와 오마이뉴스에 불만을 갖고 다수의 정기 후원독자들이 떠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뉴스플랫폼 형태의 스팀잇은 완성된 프로퍼블리카에 가깝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한편 스팀잇과 비슷한 형태를 가진 블록체인 기반 SNS 메이벅스(maybugs)의 경우는 최근 100여곳의 언론사와 제휴를 맺으며 단순한 킬러콘텐츠 생산이 아닌 뉴스 제공에도 힘을 실고 있다. 

김성현 기자

minus50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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