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ICO 불모지'...올 상반기 전세계 ICO 규모 15조원
한국만 'ICO 불모지'...올 상반기 전세계 ICO 규모 15조원
  • 오경희 기자
  • 승인 2018.06.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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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A strategic perspective Initial Coin Offerings - Crypto Valley Association> 올해 5월까지 진행된 전세계 ICO(가상화폐공개) 규모가 1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한해 모집액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포쓰저널=오경희 기자] 정부가 모든 형태의 국내 ICO(가상화폐공개)를 금지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전세계 ICO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스위스 등 ICO를 적극 지원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금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국내 블록체인 업계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전세계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ICO를 진행할 수 있는 법안이 빠르게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스위스크립토밸리협회와 함께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537건의 ICO로 모집된 금액은 총 137억1280달러(15조268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년 동안 552개 기업이 70억4330달러(7조8015억원)을 조달한 것과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오픈소스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업체 블록닷원의 이오스(EOS)와 보안메시지 플랫폼 업체 텔레그램이 대규모 ICO를 성공하면서 전체 모집액이 커졌다. 이오스는 1년에 걸친 ICO를 통해 올해 6월까지 총 41억달러를 조달했다. 텔레그램은 리버스 ICO(기존 상용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를 통해 지난 3월 총 17억달러를 모았다.

ICO는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 등 구체적인 관련 규제를 구축하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오스와 텔레그램은 각각 영국령 케이맨 제도와 버진아일랜드에 기반을 두고 자금을 모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집액 상위 15개 ICO 중 6개 기업이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로 알려진 스위스 추크에 위치해 있다.

그 밖의 기업들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우호적인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미국, 싱가포르, 리투아니아, 바베이도스 등에 거점을 뒀다. 홍콩, 지브롤터, 말타, 리히텐슈타인 등 작은 국가와 도시 국가도 싱가포르와 스위스의 가상화폐 친화적인 모델을 복사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ICO를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위험이 증가하고 있고, 증권발행형식은 자본시장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기업의 엑소더스(Exodus)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 현대 BS&C의 정대선 사장이 설립한 에이치닥(HDAC)은 지난해 ICO를 진행한 기업 중 가장 많은 자금(2억5800만달러)을 조달했지만, 법인은 국내가 아닌 스위스 추크에 뒀다. 아이콘(ICON), 하이콘(HYCON), 보스코인(BOSCOIN) 등 ICO를 진행한 국내 기업 대부분이 법인 위치를 해외에 두고 있다.

이에 블록체인 업계는 국내 'ICO 전면금지'와 관련해 법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ICO 불모지'가 된 한국이 블록체인 시장에서도 뒤쳐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블록체인 산업육성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ICO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ICO 발행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구체적 조항을 담은 '블록체인 산업진흥을 위한 기본법안(이하 블록체인 기본법)'을 발의하기 위해 추진 중인 것이 거의 유일하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규제 구축이 신속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관련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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