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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 Law]韓의 붉은깃발법①, 시민단체·야당 반대에 묶인 빅데이터 유통
김세희 기자  |  minus38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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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0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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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화진>

[포쓰저널=김세희 기자] 1865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기막힌 법이 선포된다. 일명 ‘붉은깃발법’(적기조례, Red Flag Act).

자동차의 발명으로 마부들과 철도산업이 타격을 입게 되자 영국이 만들어낸 ‘마차산업법’이다. 자동차를 탈 때는 최소 3명이 타야했고 그 중 한명은 붉은 깃발을 들고 자동차 15m 앞을 달려해 했다. 자동차는 시속 3km를 넘을 수 없었다.

이 같은 법으로 인해 영국 국민들의 자동차 구매욕구는 바닥을 찍게 되고 결국 최초로 상용차를 시판했던 영국은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미국, 독일, 프랑스에 내줘야 했다.

기술혁명이 사회제도와 어긋나 초례한 결과다. 사회제도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새롭게 제정되거나 개정된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기술혁명과 사회제도의 마찰이 데이터 관련 규제다.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데이터 수집·유통·관리가 막혀있어 새로운 연구는 물론 기존에 하던 사업까지 접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데이터 유통에 힘을 실는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정쟁으로 본회의 통과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발의 법안 자체도 자유로운 개인정보 유통에 따른 보안제도가 미흡해 미완성의 법이라는 평이다.

◆ 韓의 '붉은깃발'...스타트업 줄 도산 위기

지난해 말 데이터 전문기업 파수닷컴이 온라인쇼핑몰, 병원, 금융기관 등 10여곳과 추진했던 사업 전부를 중단했다.

파수닷컴이 가진 핵심 기술은 각 기업이나 단체가 가진 개인정보 빅데이터를 비식별정보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파수닷컴의 이 같은 기술은 여러 고객사들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발표된 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라 빅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4개 기관과 현대자동차, SK텔레콤, 삼성생명 등 20개 기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파수닷컴도 사업을 접게 됐다.

기술혁신과 사회적인식의 어긋난 것이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인터넷포털 등의 사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4차산업혁명의 주연으로 떠오르는 것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쌓인 빅데이터라는 재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대기업이나 정부단체뿐 아니라 누구나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개발에 뛰어들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빅데이터의 기반이 되는 개인정보의 유통을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취지가 좋은 가이드라인을 법이 못따라오는 것이다. 결국 신기술 개발에 뛰어든 모든 기업들은 범죄행위를 한 취급을 받게 됐다.

   
▲ 파수닷컴 홈페이지. <사진=파수닷컴 홈페이지 캡쳐>

◆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시민단체·야당에 발목

이 같은 배경에 한국의 빅데이터 수준도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게 됐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 발표한 ‘국가별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 능력’에서 한국은 63개국중 56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빅데이터 수준은 못한 페루, 멕시코 등의 중남미 국가들보다 뒤졌다.

기술에 대한 규제강도는 63개국 중 44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기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대포통장 등의 여부를 알게 해주는 기술, 개인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기반으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기술 등이 전부 불법이다.

실제 대포 통장계좌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해 ‘의심계좌’ 정보를 제공했던 스타트업 더치트는 정부의 반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국회에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비식별처리된 개인정보는 누구나 기술개발 등의 목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진보 시민단체가 야당을 도와주는 꼴이 됐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발을 거는 데 혈안이 된 일부 야당인사 입장에서는 자칫 기술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개정안의 통과가 달갑지 않다.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검찰 고발 등을 진행하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안 통과 반대에 힘이 실리게 됐다. 

김세희 기자

minus38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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