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Law] 운전대는 잡으셨습니까?...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은 어디까지
[4th Law] 운전대는 잡으셨습니까?...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은 어디까지
  • 김세희 기자
  • 승인 2018.04.3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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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스피드(Rinspeed) 자율주행자동차 콘셉트. <출처=린스피드>

[포쓰저널=김세희 기자]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카트 등 우리 생활에 ‘자율주행’이 들어오고 있다.

자율주행의 기본 개념은 자동차나 동력장치가 스스로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위험을 판단해 최적의 주행경로를 선택하는 것이다.

즉 운전자, 조작자의 운전을 인공지능(AI)에 맡기는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2조는 ‘도로에서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운전이라 정의하고 있다.

운전 도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상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해 규정된다. 문제는 해당 법이 피해자 구제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자율주행차의 경우는 가해자의 민사책임을 규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현행법으로 자율주행차량 운전자의 형사처벌 범위도 불명확하다.

예를 들어 만취한 운전자가 자율주행차를 타고 귀가도중 사망사고를 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운전자는 완전히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자율주행도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기존에는 자율주행차라 해도 운전자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운전자는 자연인으로 국가로부터 차마를 운전할 자격을 가진 자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즉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도 형·민사상 책임은 오로지 운전자에게 있었다. 운전자는 자율주행차 제조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정도의 권리만 가진다.

2015년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며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 즉 ‘자율주행자동차’가 국내법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만 자유주행차의 정의만 내렸을 뿐 처벌규정, 책임범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우선 운전자의 책임범위가 부족한 상황이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AI가 운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주체인지 아니면 전통적 개념인 운전자도 책임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법규가 없는 것이다.

형사책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통적 개념의 운전자에게 한정된 상황이다. AI를 감옥에 넣어서 뭐 하겠는가.

2016년 5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모델S를 이용하던 운전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자율주행차임에도 당시 수사당국은 운전자의 주의의무가 태만했다고 판단했다.

운전자는 운전대에 손을 올려둬야 하다는 관련법과 테슬라 자율주행차 권고사항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운전자는 사고 당시 차량 DVD로 해리포터를 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수준은 완전 자율주행(Full Automation) 시스템이 아니라 운전자가 주변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야 했다. 수사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美, 자율주행차 범위 단계별 규정...책임도 단계별로

판례법, 배심원제를 사용하며 주마다 법이 다른 미국과 달리 한국의 하나의 성문법을 사용한다.

모든 법원의 판결은 기록된 법에 따라 선고되며, 처벌 역시 기록된 법에 따라 집행된다.

법에 명시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법원이 신의성실 등에 따라 판결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명시된 법이 아니기 때문에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공방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자율주행차에 대한 보험회사의 입장도 난처하게 만들어 운전자에게 막대한 금액의 보험료 부담을 지게 할 수도 있다. 국내는 모든 운전자에게 책임보험을 의무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보험료는 자율주행차 기피 현상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이에 자율주행차 선진국인 미국은 먼저 자율주행차의 단계를 나눴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운전자의 주의의무를 규정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단계는 레벨0에서 레벨 5까지다.

레벨 0은 운전자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완전수동(No-Automatiom) 시스템으로 기존의 자동차와 차이가 없다.

레벨 5는 가감속은 물론 비상상황까지도 모두 시스템이 통제하는 완전 자율주행이다. 레벨0과 레벨5의 경우는 책임소재가 명확해 법정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레벨5 수준의 자율주행차라면 운전자는 100% 시스템을 신뢰해 자신의 역할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제조사가 100%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레벨3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항상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조건부 자율주행’이다. 레벨4는 고속도로 등 일정 조건을 충족시켰을 경우 완전 자율주행으로 보는 단계다.

차량사고에 있어 최대 쟁점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다. 현행법은 자율주행차의 정의만 있을 뿐 사고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책임소재에 대한 규정이 전무하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이미 상용화 단계인 미국의 경우는 지난해 6월 기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9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에 자율주행차 관련법이 제정됐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레벨4 이상의 경우와 같이 운전자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경우 제조사에게 책임을 묻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스스로 운전가능한 자동차’란 수준의 정의가 아닌 미국과 같이 단계별로 명확한 범위를 정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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