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승리 비결은 '좌편향'
미 공화당 승리 비결은 '좌편향'
  • 이언하 기자
  • 승인 2014.11.09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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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인사이더 "경제불평등 이슈 선점"
▲ 중간선거에서 100명 중 36명을 새로 뽑은 상원의원 선거의 결과표. 빨간색은 공화당 승리 지역, 파란색은 민주당 승리지역이다.(출처=CNN)

미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비결은 무얼까?

이슬람국가(IS) 공습 등 일부 정치적 이슈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의 핵심 화두는 여전히 경제였다.

민주당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실업률과 고공행진 중인 경제성장률 등 거시지표들을 치적으로 내세우며 계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로 최근의 각종 경기지표들은 집권 민주당이 자랑해도 부끄러울 것 없는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4.6%에 이어 3분기에도 3.5%를 기록했다.

신흥국 중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는 한국의 같은 기간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5%, 0.9%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의 상승세를 짐작할 수 있다.

7~8% 대에서 고공행진하던 실업률도 지난 9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목표치인 6%를 뚫고 아래로 내려왔다. 선거결과 이후 나왔기는 하지만 10월 실업률은 5.8%로 한단계 더 양호해졌다.

6년 동안 4조달러를 시장에 뿌린 연준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기로 결단한 것도 이런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 경제적 불평등 이슈화시킨 공화당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의 주 공격 포인트도 고용과 임금, 빈부격차 등이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일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적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놀라울 정도로 좌편향적인 아이디어와 기준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상원의원 및 주지사 후보로 나선 공화당 후보들이 선거기간동안 제기한 경제적 불평등 관련 주요 이슈들.(비즈니스인사이더 정리)

1. 빈곤

집권당인 민주당 후보들은 신규 일자리,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거론하며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했다.

반면 공화당 후보들은 저소득층 내지 하류층에 포커스를 맞추며 오바마 정부의 경제지표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조지아, 버지니아 등에서 공화당 후보들은 고공행진 중인 빈곤률을 집중 제기했다.

2. 소수인종

공화당은 흑인과 기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대우 문제도 강하게 들고 나왔다.

랍 마네스 루지아나 주지사 공화당 후보는 “우리 주에서 흑인 청년층의 실업률은 여타 집단보다 3배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내탄 딜 조지아 주지사 공화당 후보도 흑인 수감률이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떨어진 점을 집중 홍보했다.

3. 남여 동일 임금

공화당 후보들은 상대 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남녀 스텝들에게 지급하는 보수를 면밀히 체크했다.

만약 남자보다 여자 스텝에게 준 보수가 적은 사례를 발견하면 성차별을 이유로 가차없이 공격을 가했다.

공화당은 이 수법을 콜로라도, 일리노이스, 루지아나, 뉴햄프셔, 오리건 등 최소 5개 주 이상 지역에서 써먹었다.

4. 중간 임금

경제적 불평등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총소득이나 평균소득 대신 중간소득, 즉 중산층의 소득수준을 들이대는 것이다.

공화당은 이 수치를 오리건, 아칸사스, 조지아, 코넥티컷 주 등에서 집중 거론했다.

콜로라도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자인 코리 가드너는 “최근 수년사이 콜로라도 중산층 가정의 연소득은 4000달러 이상 떨어졌다”며 “이들의 소득은 사실상 1999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5. 실제 실업률

 민주당이 실업률 하락을 자랑스레 들먹였지만, 공화당 후보들은 이 수치는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깍아내렸다.

아칸사스, 콜로라도, 조지아, 켄터키, 오리건, 버지니아에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댄 설리반 알래스카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도 이 문제를 공격 포인트로 삼은 인물 중 한명이다.

설리반은 “실업률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일자리가 실제로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있다.구직포기자가 늘어나면 실업률 수치는 떨어지게 돼있다. 지금 구직포기자 비율은 197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높은 상태다“고 지적했다.

6. 불완전고용

몬타나, 조지아, 버지니아 등 서너 곳의 공화당 및 리버테어리언(자유주의자) 후보자들이 이 문제를 제기했다.

젭 존슨 미네소타 주지사 공화당 후보는 “미네소타 근로자 중 절반이 실제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임금도 그만큼 낮은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7. 파트타임

케빈 웨이드 델라웨어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는 “지금 미국인은 두 부류로 쪼개져 있다. 풀타임 근무 미국인과 파트타임 근무 미국인, 이게 구분기준이다”고 힐난했다.

그는 올 6월 델라웨어주에서 생긴 신규 일자리는 거의 전부 파트타임 이었다고 지적했다.

루지아나와 사우스캐롤리나,메인 주의 공화당 후보들도 같은 문제를 들고 나왔다.

8. 계층상승

릭 쉬나이더 미시간 주지사 공화당 후보는 계층상승 문제를 그의 학교교육 및 직업교육 공약과 관련해 집중 제기했다.

젭 존슨 미네소타 주지사 공화당 후보와 그렉 오만 캔사스 상원의원 무소속 후보도 이 문제를 복지 공약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버지니아주에서는 공화당 에드 길레스피 상원의원 후보가 토론이 벌어질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미국에서 계층상승의 기회가 사라지지 않았는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 미치 맥코넬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유세기간 중 지역구인 켄터키 주에서 유권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이번에 상원의원에 다시 당선됐다. (사진=미치 코넬 페이스북)

9.소득 불평등

오클라호마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나선 제임스 랭크포드는 소득불평등을 토론회 서두에 들고 나왔다.

그는 “소득 불평등 문제가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있지만 이 문제만큼 심각해서 고민해야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랭크포드는 이 문제를 풀 방법론에 대해서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수법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보다 자유주의적인 접근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0. 노동과 자본

모니카 웨비 오리건주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는 “월스트리트가 전에 없는 돈잔치를 벌이는 동안 중산층 가정의 연소득은 3000달러나 떨어졌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빌 캐시디 루지아나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는 “주식보유자들이 돈을 긁어가는 바람에 소득 불평등이 심해졌다”며 “하위 20%의 근로 소득자는 급여가 되레 줄었다”고 주장했다.

아칸사스 상원의원에 도전한 공화당 소속 톰 코턴도 이런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당신이 주식이나 채권같은 자산보유자로서 그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당신은 소득 상위 5%에 해당하는 만큼 먹고 살기 괜찮을 것이다. 소득규모도 늘어났을 것이다.하지만 당신이 매일매일 일한 대가로 생활해야 는 근로소득자라면 당신 소득은 되레 떨어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인사이드는 "민주당이나 사회주의자 입에서나 나올 법한 말들이지만, 웨비, 캐시디, 코튼은 모두 공화당원이다"고 코멘트했다.

11. 최저임금

공화당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시급 7.25달러인 법정 최저임금을 10.1달러로 올리려고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공화당 후보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고 나섰다.

미시간의 릭 쉬나이더 주지사 후보와 아칸사스의 아사 허친슨, 일리노이의 브루스 라우너, 웨스트 버지니아의 셀리 무어 캐피토, 매사추세츠의 찰리 베이커 등이 최저임금 인상에 동의한 공화당 후보들이다.

▲ 미국의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7.25달러로 평균임금 대비 38% 수준에 불과해 빈부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미국 노동부 사무실 복도에 최저임금 인상 촉구 포스터가 붙어있다.(사진=미국 노동부 홈페이지)

12. 저소득층 세금환급

베이커, 가드너, 켄터키의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 후보 등이 저임금 근로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 방안에 대해 찬성하고 나섰다.

맥코넬은 이에 대해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으로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13. 진보적 과세

일반적으로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에 세금 혐오증을 가진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은 부자가 아니라 서민계층 세금문제에 전력을 집중했다.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니아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는 오마바 정부의 소비세 정책을 비난하면서“누구보다 가난한 근로계층 가정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소비세율은 각 주별로 다르다. 매사추세츠 등 4개 주은 소비세가 없으며 캘리포니아주 8.41%, 뉴욕주 8.47% 등 일반적으로 5~8%대다.

톰 코벳 펜실바니아 주지사 공화당 후보도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메사추세츠주에서는 베이커 후보가 가솔린세와 전기세 인상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세금 정책 때문에 중산층 가정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주 라우너 후보는 “소비세 정책이 저소득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자 쪽에 초점을 맞춰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칸사스주의 허친슨 후보는 연봉 7만5000달러 이하 계층에 대한 포괄적인 감세조치를 제안했다.

공화당원이자 리버테어리언인 캔사스 주지사 후보 샘 브라운백은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아예 소비세를 면제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공화당 후보들 이외에도 상당수의 진보적인 이슈들을 들고 나왔다.

헬스케어 보조금 삭감 반대, 평등실현을 위한 교육기회의 중요성 강조, 연기금의 주식투자 반대 등이 이에 속한다.

그들은 헬스케어를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하고, 부자들을 ‘중산층’이라고 묘사하는 가 하면 (흑인들의) 심야 농구시합을 옹호하기도 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공화당원 중에 자신의 사상을 진보주의로 바꾼 사람은 없다. 그들은 여전히 세금을 혐오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관련된 일, 예컨대 오마바케어나 큰 정부 등에 대해서는 무조건 비난을 퍼붓는다. 그런 그들이 저임금과 계층상승에 초점을 맞춘 것은 지금 미국의 경제 상황과 정치적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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