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최근 제주도 호텔 투자에 대한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광고 대부분의 공통된 단어를 추려보면 '투자금 1억원 안팎', '​수익 연10% 이상', '분양형 호텔' 등입니다.

요즘 은행정기예금금리 연2~3%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 '1억원 안팎의 자금' 으로 '연 10%'가 넘는 고수익을 몇 년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하면 귀가 솔깃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는 모름지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하는 법. ​분양형 호텔은 무엇이고 주의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분양형 호텔이란?

최근 도심이나 제주도 등 관광지에서 공급되고 있는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들에게 객실을 분양한 후 수익금을 매달 지급하는 상품으로, 시행사가 객실을 지어 분양하고, 위탁사가 호텔 운영을 통해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고수익과 확정수익 보장을 내세워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틈새 상품으로 한창 홍보되면서 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 시중 정기예금 금리가 연 2~3%대인데 반해 연 10% 이상 고수익으로 광고
☞ 대부분 1~5년간 확정 수익 보장을 내세워 안정성 강조
☞ 고정적이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
☞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의 수익률이 하락중인 가운데 대안 상품으로 부상
☞ 국내외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태
☞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각종 호텔 관련 규제들을 완화
     - 2012년 7월 '관광숙박산업 활성화 방안', 각종 세제 혜택 및 용적률 우대 등 인센티브 제공
     -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개정, 일정요건 충족시 생활형 숙박시설 가능
☞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른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에서 제외

고수익의 유혹... '연 11%  수익률'의 진실은?

흔히 업체들이 광고하는 보장 수익은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 즉 대출금을 빼고 실제 내가 투입한 돈에 대한 수익률입니다. 특히 첫 해에는 대출이자까지 지원해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시킨 수치가 됩니다.

예를 들어 1억6000만원(부가세 제외)짜리 호텔 1실을 분양받는다면, 연수입을  1760만원으로 예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대출 50%를 끼고 분양받으면, 나머지 8000만원의 11%인 880만원이 확정수익입니다.

단, 1년차에는 연 5% 금리로 이자지원금(400만원)을 제공해 총 1280만원을 지급하므로 수익률이 최대 16%에 달한다고 광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자지원이 끝나고, 대출이자를 직접 부담하게 되면 2년차부터 수익률은 연 6%로 낮아지게 됩니다.

만약 대출을 받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훨씬 낮습니다. 투자금이 커지더라도 돌려받는 금액은 같기 때문에 분양총액을 기준하면 수익률은 연 8%에 그치는 셈입니다.

또한 이 수치는 대부분 객실가동률을 80% 이상, 최대 95% 가량 기준하여 최대치를 표기한 것이므로 객실가동률이 예상치를 밑돈다면 수익률은 더 떨어지게 되고, 더구나 등기비용 및 취득세, 보유세 등 제세공과금은 매수자 부담이기 때문에 실제 세후 수익률은 훨씬 더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수익 배분 방식'에 '함정'이 있다?

투자금을 배당하는 형식은 호텔 객실 전체 임대료에서 관리비용을 뺀 금액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표면상 확정수익 보장기간에는 정해진 금액을 보장받도록 되어있지만, 보장 기간 이후 생기는 투자 손실은 전적으로 투자자의 몫입니다. 

문제는 사실상 보장 기간마저도 수익을 온전히 보장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만약 보장 기간중 운영손실이 발생했다면, 보장기간이 지난 2년차부터 이전의 손실분이 그대로 전가되고, 이전 손실분을 포함한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투자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1년차에 확정된 수익을 배당받았더라도 보장기간이 지나고부터는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해집니다.  여기에 매년 운영수수료를 비롯해 성과수수료가 추가되므로 실질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 위탁업체가 10년간 운영한다고 광고했더라도 실제로는 1년마다 위탁업체와 재계약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확정수익 보장제'... 과연 안전한가?

'확정수익 보장제'는 사실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미끼에 가깝습니다. 계약 당시 '확정수익 지급 보증서'나 '수익률 확정보장제 확약서' 등을 발급받았더라도 이행보증 장치나 담보물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지급을 확신할 수 있는 장치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시행사나 임대관리회사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로서는 소송 외에 마땅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

특히 최근 들어서는 시행사가 애초부터 분양가에 확정 수익금을 얹어서 분양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신탁사가 ​신뢰할 만하다고 안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탁사의 경우 자금 관리만 하기 때문에 수익금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공급 과잉 + 분양가 상승 = 수익률 ↓

특히 단기간 공급이 급증하고 있어 수익률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입니다. 제주도의 경우 관광숙박시설의 사업계획승인 실적이 2010년 이후 대폭 증가해 올해 4월까지 2만실을 돌파했으며, 올해 들어 4월까지만해도 분양형 호텔 3300여실이 공급돼 이미 작년 전체 물량을 뛰어넘었습니다. 

더구나 분양가는 지난해 6월 3.3㎡당 972만원에서 올 3월 1087만원으로 상승했고, 최근 평균 1000만~1300만원 수준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평균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9.16%에서 9.03%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관광객 증가세보다 숙박시설 공급수가 더 가파르고, 분양가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향후 수익률이 예상보다 더 저하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국 실제 호텔 객실의 가동 실적과 위탁사의 운영 능력 등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선분양인 만큼 시행 ∙ 시공사의 부도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수익에 대한 보장을 확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손해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약관을 철저히 검토한 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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