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뱅가드 창립자

▲ 잭 보글 뱅가드펀드 창립자./출처=뱅가드그룹홈페이지

잭 보글, 인덱스펀드의 창시자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인 뱅가드그룹 창업자다.

뱅가드가 현재 운용하는 자산은 약 3조 달러.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1.3조원에 견주면 두배이상이고, 프랑스 국민들이 1년 내내 만들어낸 부가가치(2.9조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보글과 최근 인터뷰한 블룸버그 통신원 척 재프는 ‘싸게 사서 장기투자한다’는 그의 인덱스 추종 투자철학은 뱅가드 창립 이후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재프는 5일 블룸버그 칼럼을 통해 “85살인 그가 투자철학을 고수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에는 너무 늙어서도, 자기 생각을 바꾸길 싫어하는 옹고집이어서도 아니다”며 “수십년 동안의 투자 경험과 성과가 그의 투자철학이 옳다는 것을 강력하게 증빙해주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제자들이 보글의 투자철학을 따르고 있지만, 막상 보글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투자원칙도 모른채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재프는 전했다.

다음은 잭 보글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

 

-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장기 투자 대신 단기 투기가 지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장기투자자는 시장의 일시적인 출렁임에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시장은 하루 100포인트 급등했다가 다음날 100포인트 급락하는 그런 분위기다.

주식시장은 하루하루 보면 마치 바보가 꾸며낸 사기극처럼 황당하다. 격정과 고함소리가 가득하지만, 막상 중요한 게 무엇인 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원칙 중 하나가 ‘귀가 엷으면 안된다. 주워듣지 말라’는 것이다. 시장의 소음 때문에 원칙을 어기고 상식에 맞지않는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단언컨대, 시장에서 나오는 온갖 잡소리들은 당신의 평생 수익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니 그런 것에 무신경해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 시장 소음을 무시하고 평생 인덱스만 추중해야 하는 이유는?

“주식투자자에게 수익을 주는 것은 주식시장이 아니고 비즈니스, 즉 기업들이다. 내가 쓰고 있는 공식은 이렇다. 배당이익 2%, 기업성장에 따른 주가상승 5%, 이를 합친 7%가 펀더멘탈 관점에서 주식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적정 수익률이다.

최근 100년간 미국 시장 뒤돌아보면 주식에서 ‘주가/수익효과’(P/E 이펙트)는 제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은 배당금, 기업성장에 따른 주가상승, P/E이펙트 등 3가지다.

이 중 P/E 이펙트는 주가와 수익의 괴리에 근거한 단기 차익을 말하는데, 100년동안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다 결국 출발점에 회귀했다. 즉 결국 0에 수렴한다.

단기차익을 노린 기교 따위는 무시하고, 주식은 기업의 성과를 나눠갖는 훌륭한 투자수단이라는 생각을 철저히 해야 한다.”

 

- 이제 인덱싱이 액티브에 승리한 것인가?

“ 올해, 2014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런 양상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결코 그럴 리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이런 말을 해서 좀 그렇지만, 인덱스 수익률은 본디 이렇게 좋지 않다. 장기적으로 보면 1.5~2% 정도다.

이 볼품없는 수치가 엄연하고 냉정한 현실이라는 걸 인정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다.”

 

-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인상 모드를 어떻게 봐야 하나?( 보글은 수년전 채권 값 버블을 경고한 적 있다)

“채권 수익률이 오른다고 채권 투자자를 걱정하는 건 그 경우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예스’ 이기도 하고 ‘노’ 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 보면 당연히 손해가 확실하다. 그러나 채권을 단기투자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10년 만기 미국채 처럼 안정적인 중기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 미 국채를 사면 당신은 미국 재무부와 계약을 맺은 셈인데, 이에 의해 정부는 10년 동안 매년 2.2%의 이자를 꼬박꼬박 당신에게 챙겨줄 것이다. 이 계약에는 사실상 아무런 위험이나 리스크가 없다.

금리가 오르면 당신이 가진 채권값는 상당히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재무부가 매년 챙겨주는 2.2%를 재투자해 값이 떨어진 채권을 더 사놓는다면 그만큼 당신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채권값 하락이 참을 수 있는 정도이기만 하다면, 되레 금리가 올라가기를 바라는 것이 맞다.”

 

-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휼륭한 작품이다. 하지만 거래는 하지 마라. ETF가 기존 펀드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장내 거래가 된다는 것인데, 이것 때문에 ETF는 투자자들이 절대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하는 광란의 단타 세계로 빠져 들게 했다. 레버리지든 특화 상품이든 이런 종류의 게임에 참여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ETF는 21세기 시장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혁신이라고들 하는데, 난 무슨 말인 지 상상이 잘 안된다. 내 생각에는 ETF는 생산성과는 반대편에 서있다.”

 

- 눈감고 잠자코 인덱스만 바라보기에는 불안한 투자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만약 그렇게 지금 당장 무언가 하고 싶으면, 투자금을 장기투자 계좌와 단기 투기용 계좌(퍼니 머니)로 쪼개라. 펀드도 하고 시장분석도 하고 주식도 사고 다 해보시라. 당신의 투기적 충동을 만족시킬 수 있을 때까지.

하지만 퍼니머니는 전체 투자금의 5%를 절대 넘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고 5년 후에 다시 계좌를 보시라. 장기투자 계좌보다 그게 수익이 더 좋은 지 나쁜 지. 만약 손실을 보지 않은 퍼니머니가 5%를 넘는다면 그건 굉장히 놀라운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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