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연설비 등 소방설비 작동 여부 집중
감식결과 따라 중대재해법 적용 판단
정지선, 사고 현장 찾아 유족에 거듭 사과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이튿날인 27일 오전 소방당국, 경찰,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이튿날인 27일 오전 소방당국, 경찰,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 프리미엄아울렛에서 대형 화재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 등 관계기관이 28일 현장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감식은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발견된 화물차와 화물에 불이 붙은 과정을 규명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28일 대전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소방 당국 등 8개 기관이 참여해 2차 합동 감식 작업에 들어갔다.

합동 감식반은 화재 현장에 있던 1톤 화물차를 국과수로 옮겨 감식에 들어갔다.

이날 감식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등 소방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화재 당시 현장 초기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들에게서 옥내소화전·스프링클러 등이 제대로 작동 안했다는 증언이 나온바 있다.

감식반은 전날 있던 1차 감식에서 폐쇄회로텔레비젼(CCTV) 영상에서 불이 처음 목격된 아울렛 지하 1층 하역장 인근과 현장에 주차돼 있던 화물차를 집중적으로 감식했다.

화재 당시 현장 CCTV 영상에는 종이 상자와 의류 등이 쌓여 있는 하역장 쪽에 1톤 화물차 기사가 주차한 뒤 하역작업을 하던 중 차 주변에서 불길이 올라오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탑차 뒷부분에서 불꽃이 시작돼 주변 종이 박스로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화재 원인으로 단정할만한 확실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해 잔해물 등을 확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전날 1차 감식 후 "지하 1층 하역장 주변에서 인화물질, 담배꽁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기설비가 원인인지 스프링클러나 옥내소화전 등 방재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은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방설비 작동여부에 대해 현대아울렛 측은 '119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지하 1층 바닥에 물이 있었다'며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전날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이날 현대 아울렛 대전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화재 발생 관련 서류와 컴퓨터, CCTV 등 정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할 증거물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현대 아울렛 관계자 등을 소환해 화재 당시 정황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26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인명 수색을 위해 지하층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6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인명 수색을 위해 지하층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감식 결과에 따라 해당 아울렛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적용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합동 감식 결과와 수사 내용 등을 종합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지 판단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대전고용노동청 광역산재과장, 산재예방과장, 근로감독관 6명,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5명을 화재 사고 즉시 현장에 파견해 사고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이번 화재가 작업 환경이나 업무상 사유 등 산업재해와의 연관성이 확인돼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이 되면 유통업계 첫 사례가 된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에서 26일 오전 7시 45분경 발생한 이번 대형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상자는 모두 하청업체와 외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파악됐다. 백화점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6명, 외부 용역업체 직원이 2명이다.

주로 시설 관리·물류·쓰레기소각장 처리·미화를 담당 직원들로 3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의 남성 6명, 60대 여성 1명 등이다. 아웃렛 개점 전이라 내부 직원들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사고 당일에 이어 27일에도 사고 현장을 찾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50분경 아울렛 화재 현장 한편에 마련된 희생자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한 뒤 유가족을 만났다.

정 회장은 유족과의 대화에서 “뭐라고 말씀드리지 못할 만큼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수습과 유가족 보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화재 사고 당일에도 현장을 찾아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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