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도매상들 이천공장서 직접 배송 나서
오비맥주, 연휴기간 출하량 평일 대비 대폭 늘려
“파업 길어지면 주류대란 불가피 식당·소비자 피해”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이미 파업이 진행 중인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물자동차 안전 운임제 일몰 폐지 및 확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7일부터 무기한·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이미 파업이 진행 중인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물자동차 안전 운임제 일몰 폐지 및 확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7일부터 무기한·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화물차주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며 하이트진로 등 주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주류 대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청주·이천공장이 위탁 운송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 130여명의 파업으로 생산과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화물연대 차원의 총파업이 이날부터 시작되며 사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파업 이후 지금까지 진입로를 막거나 경찰, 공장 직원 등과 무력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청주·이천공장이 소주 생산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물량 공급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주말(4~5일)동안 물량을 확보하려는 도매상들이 직접 공장에 와서 제품을 조달하는 상황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4~5일 이천공장에는 1000여 대의 주류 도매상 차량이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하이트진로가 생산해 공장에 쌓아놓은 참이슬, 진로 등 소주를 직접 운송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천·청주·마산 세 곳의 공장에서 주류를 생산 중이다. 현재 마산공장만 정상적으로 생산·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의 주류 생산량은 평상시 대비 59%가량에 그치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의 화물 위탁 운송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조합원은 2일부터는 청주·이천공장 앞에서 본격적으로 파업을 벌이며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나가는 길을 막는 등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물류센터로 넘어가지 못한 재고가 공장 창고에 쌓이며 하이트진로는 2일 이천공장 생산라인을 중지시키기도 했다.

현재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노조는 사측에 크게 12개의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시 공병 운임의 70%를 공회전비용으로 지급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7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화물노동자들의 운송료는 15년째 동결하고 있다”며 “그동안 하이트진로 측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속적으로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화물연대를 교섭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대화를 거부해 총파업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에 따라 원청인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파업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청인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물량 공급을 안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수양물류 외에 추가 운송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진입로 확보만 되면 배송에 크게 차질이 없을테니 이 부분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여타 주류업체들도 이번 화물연대 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경우 여러 곳의 위탁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주류 운송을 하고 있다. 오비맥주 180여명의 화물차주 중 대부분이 화물연대에 소속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 “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거라 아직 운송에 차질은 없다. 하지만 혹시 몰라 이번 주말에 출하량을 평일 대비 대폭 늘렸다”며 “파업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용차 사용 등 별도의 대안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저희와 계약한 운송사에는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영향은 없겠지만 파업 자체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화물차 구하기가 어려워지며 배송에 여파가 미칠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7일부터 전국적인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임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주류업체의 1차 거래선인 도매사, 2차 거래선인 편의점, 대형마트, 주점, 음식점 등에 배송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숨통이 틘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원활이 공급받지 못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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