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조연대 "노조 있었다면, 쉬쉬하지 않았을 것"
직장인 익명 게시판엔 "비전없다" 글 이어져
1월엔 폭언, 휴가제한 등 직장내 괴롭힘 호소
급여 인상률 LGCNS와 비교되며 직원들 반발도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SDS에서 남자 직원이 동료 여직원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를 설치해 불법 촬영하다 검거되는 일이 발생, 삼성SDS의 기업문화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24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상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삼성SDS 직원 ㄱ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ㄱ씨는 24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SDS 사무실에서 동료 여직원의 책상 밑에 휴대전화를 설치해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동료 여직원이 불법촬영 용도의 휴대전화를 발견, 사측이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ㄱ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ㄱ씨는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ㄱ씨는 경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알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며 “경찰 조사결과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 노사협의회는 이렇다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삼성SDS에는 노동조합이 없다. 삼성 제조업 계열사중 노조가 없는 곳은 삼성SDS와 삼성중공업 뿐이다.  

조장희 삼성그룹노동조합 의장은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이런 성범죄 관련 문제들이 더 빨리 공론화됐을 것"이라며 "현재 존재하는 노사협의회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그저 회사가 숨기면 숨기는대로 쉬쉬하기 바쁘다"고 지적했다. 

삼성SDS의 기업문화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 삼성SDS 유럽법인 직원이 폭언과 휴가 제한 등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묵살됐다. 

당시 사측은 “익명게시판에 올라왔기 때문에 신원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게시된 삼성SDS의 갑질을 호소하는 내부 직원 글./블라인드앱 캡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게시된 삼성SDS의 갑질을 호소하는 내부 직원 글./블라인드앱 캡처

 

블라인드 앱에는 삼성SDS의 비전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실망 글도 줄을 잇고 있다. 

입사 지원을 묻는 글에 삼성SDS 직원들은 "위에 고인물 들 일 안하고 신입 안뽑고 평가도 공정하지 못하고 올 이유가 1도 없는 곳이다", "회사가 비전이 안보이니 능력있는 사람들 알아서 다 나가서 버티기만 하면 알아서 인정받는다", "회사 분위기만 보면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며 입사를 말리는 글을 줄줄이 달고 있다. 

삼성SDS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한 직원은 "우리 회사는 기업분석이 크게 의미 없다. 그 보다는 지배구조, 대주주의 상속세 납부화 같은 이슈에 초첨을 맞춰 접근하라"며 자조적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SDS는 또 올들어 기본급을 직급에 관계없이 5% 일괄 인상하며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경쟁사인 LG CNS의 임금인상률은 10% 수준이다.  

지난해 황성우(60) 대표이사 취임 직후 22만원대까지 주가는 현재 14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올라온 삼성SDS 내부 직원의 글./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올라온 삼성SDS 내부 직원의 글./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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