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봇물..'팔도비빔면' 아성에 '배홍동'·'진비빔면' 도전
풀무원·SPC·LF푸드도 냉우동·냉칼국수·메밀소바 등 출시
CJ제일제당 '생면'으로 차별화...'쨔슐랭' 등 짜장면도 가세

기온이 올라가며 차가운 여름면을 둘러싼 라면 전쟁이 점점 뜨거워 지고 있다.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 팔도 팔도비빔면, 농심 배홍동, 삼양식품 비빔밀면, 오뚜기 진비빔면 배사매무초./이미지=각 사 
기온이 올라가며 차가운 여름면을 둘러싼 라면 전쟁이 점점 뜨거워 지고 있다.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 팔도 팔도비빔면, 농심 배홍동, 삼양식품 비빔밀면, 오뚜기 진비빔면 배사매무초./이미지=각 사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라면 업계의 '여름면' 전쟁도 본격 시작됐다. 

올해는 '비빔면'과 '냉면' 뿐 아니라 '메밀면' 신제품도 대거 출시되고 있다.  또 라면이 주력이 아닌 식품업체들도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냉칼국수, 냉우동 등 새로운 프리미엄급 '냉(冷)' 면으로 시장을 달구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짜장라면' 신제품도 여름면 전쟁에 가세, 라면 업계는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23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여름면 시장에는 10여 개 넘는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팔도 비빔면’으로 여름면 절대 우위에 올라있는 팔도뿐 아니라 라면 업계 기존 강자인 오뚜기·삼양식품은 물론, 풀무원·SPC삼립·LF푸드까지 신제품 행렬에 가세했다.

팔도는 올해 △꼬들김 비빔면(3월 출시) △꼬간초 비빔면(3월) △극한체험 불비빔면(5월)을 새로 선보였다. 오뚜기는 △진비빔면 배사매무초(3월) △냉모밀(3월)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비빔밀면(2월)을 내놨다.

풀무원은 △냉우동 2종(4월) △메밀냉면 2종(5월)을 선보였다. SPC삼립은 △하이면 냉칼국수 3종(5월)을, LF푸드는 △하코야 프리미엄 메밀면 간편식 4종(4월)를 출시했다. 

농심은 올해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지난해 선보인 ‘배홍동’ 비빔면으로 팔도의 아성에 도전한다.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급 생면으로 기존 라면 업계와 차별화하며 여름면 시장을 노리고 있다. 

◇ 비빔면, 2인자 쟁탈전

여름면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격전지는 ‘비빔면’이다. 팔도가 비빔면 1위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농심과 오뚜기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구도다.

한국농수삭심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5년 757억원이었던 국내 비빔면 시장규모는 지난해 1500억원으로 6년 만에 2배 가량 성장했다.

팔도가 팔도비빔면으로 70~8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하던 시장에 오뚜기가 ‘진비빔면’(2020년 3월), 농심이 ‘배홍동’(2021년 3월) 등 경쟁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비빔면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해 먹는 '모디슈머' 트렌드도 시장을 키우는 데 한 몫했다.

팔도비빔면은 1984년 출시된 이후 줄곧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만 1억1600만개가 팔렸다. 7~8월 성수기에는 한달 평균 2000만개씩 팔릴 정도다. 

하지만 농심과 오뚜기 등이 비빔면 시장에 가세하면서 한때 80%에 달하던 팔도비빔면의 시장 점유율은 55~60% 수준까지 떨어졌다. 농심이 20%, 오뚜기가 1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올해는 2위 자리를 굳히려는 농심과 2위 탈환에 나선 오뚜기에 더해 삼양식품, 풀무원까지 비빔면 신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료=각 사
/자료=각 사

팔도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3월 '꼬들김 비빔면'과 '꼬깐초 비빔면'을 출시하며 일찌감치 경쟁 채비에 나섰다.

두 제품은 맵지 않은 비빔면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넗힌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출시 한달 여만에 2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팔도는 이달에도 ‘팔도 극한체험 불비비빔면’을 출시, 비빔면 라인업을 강화했다.

농심은 2008년 5월 ‘둥지냉면’으로 여름면 시장의 틈새 시장을 노리다 지난해 '배홍동'을 내놓으며 팔도비빔면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홍동은 지난해 3400만개, 올해는 지난달까지 1500만개가 팔리며 비빔면 시장 2위를 꿰찼다. 광고 모델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송인 유재석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각인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이 비빔면 시장에서 확실한 2위로 자리매김한 만큼 올 여름에도 다양한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쳐 비빔면 시장 1등 브랜드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오뚜기는 2020년 선보인 ‘진비빔면’을 전면 재단장해 올해 3월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를 새롭게 출시했다. 배, 사과, 매실, 무, 태양초에서 한 글자씩 따서 이름붙인 이 제품은 기존 진비빔면의 매콤한 맛에 새콤달콤한 맛을 추가했다.

오뚜기는 1993년 3월 ‘메밀비빔면’을 출시하며 여름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콩국수라면(2017년 5월) △진짜쫄면(2018년 3월) △냉모밀(2022년 3월) 등 꾸준히 여름면을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월 말 '비빔밀면'을 새롭게 출시했다. 1991년 4월 출시한 ‘열무비빔면’과 투트랙 전략을 펼쳐 여름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식품업체들이 여름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신제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풀무원 메밀물냉면, SPC삼립 하이면 동치미 냉칼국수, CJ제일제당 배물냉면, LF푸드 냉메밀소바40.이미지=각 사
식품업체들이 여름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신제품들.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 풀무원 메밀물냉면, SPC삼립 하이면 동치미 냉칼국수, CJ제일제당 배물냉면, LF푸드 냉메밀소바40./이미지=각 사

◇ 식품업체들도 여름면에 '눈독'

기존 라면에 주력하지 않았던 식품 업체들도 여름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비빔면 3종 '정·백·홍 비빔면'을 지난해 여름에 이어 올 4월부터 다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정비빔면의 경우 업계 유일한 '비건 인증' 비빔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비빔면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풀무원은 특히 여름면 중에서도 생면 카테고리를 크게 한식 여름면(냉면·막국수·쫄면), 일식 여름면(메밀소바·냉우동), 기타 여름면으로 재정립하고 제품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냉우동 2종(쯔유냉우동·참깨냉우동)을, 이달에는 메밀냉면 2종(물·비빔)도 선보였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생면 매출이 10.4%(내부 기준)를 차지했다”며 “올해 역시 여름면을 통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율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SPC삼립도 이달 15일 '하이면 냉칼국수 3종'을 선보이며 여름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홍천식 비빔 냉칼국수 △순창식 명인 비빔 냉칼국수 △제주식 동치미 냉칼국수 3종을 선보였다.  SPC삼립 측은 “냉(冷)칼국수라는 제품으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LF푸드는 지난달 '하코야' 브랜드로 프리미엄 메밀면 간편식 4종을 내놨다. △냉메밀소바 40 △통들깨 들기름소바 △살얼음동동 비빔메밀소바 △비빔소바와 수육한상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약 19만개 팔린 ‘하코야 살얼음동동 냉메밀소바’의 프리미엄 버전이다.

CJ제일제당도 △동치미물냉면(2006년) △함흥비빔냉면(2007년) △평양물냉면(2013년) △코다리냉면(2015년) △배물냉면(2018년) 등을 지속 출시하며 여름면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가정간편식 냉면 시장점유율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 연속 우리가 1위”라고 했다.

라면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여름면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각 업체에서도 이런 추세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 여름면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료=각 사

◇ 여름면 전초戰…‘짜장라면’도 속속 출시

라면업계는 본격적인 여름면 전쟁에 앞서 짜장라면으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팔도, 오뚜기, 하림 등 3사는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불을 댕겼다.

하림은 지난해 10월 라면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다시 프리미엄 콘셉트를 내세워 지난달 22일 ‘더 미식 유니자장면’을 선보이며 짜장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니자장면은 대형마트에서 2인분 기준 7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출시 한 달 가량이 지난 시점에서도 라면과 HMR(가정간편식)의 애매한 콘셉트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지 못하며 비싼 가격만 부각되는 상황이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면도 유탕면에다 조리법도 기존 짜장라면과 별 차이가 없는데 가격이 1개에 4000원에 육박한다”며 “라면 시장에서도, HMR 시장에서도 정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라면 업체들이 올해 내놓은 짜장라면 신제품들.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 농심 짜파게티, 오뚜기 짜슐랭, 팔도 틈새라면 매운짜장, 하림 유니자장면./이미지=각 사

오뚜기는 3월말 ‘짜슐랭’을 출시하며 그동안 비슷한 조리법을 사용하는 짜장라면에 물을 버리지 않고 조리하는 ‘복작복작’ 조리법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팔도 역시 2월 중식당 브랜드 '차이797'과 협업해 '틈새라면 매운짜장'을 내놓으며 짜장라면 시장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제품들이 농심 ‘짜파게티’나 오뚜기 ‘진짜장’ 등 기존 강자들의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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