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이어 헬로네이처도 새벽배송 철수
네이버·지마켓·티몬 등 협업통해 확대
시장규모는 내년 12조원 달할 전망

/마켓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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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서영길 기자] 확대냐, 철수냐. '새벽배송'에 대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관점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일부는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반면 일부는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15일 BGF는 헬로네이처를 통해 주력하던 새벽배송 사업을 다음달 31일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2018년 첫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지 4년여 만이다.

BGF 측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헬로네이처를 BGF네트웍스의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 B2B(기업간 거래)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며 “헬로네이처가 갖고 있던 역량들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 소싱 및 공급, 차별화 상품 개발, 온라인 채널 제휴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BGF는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 외에 대형 유통 업체들까지 뛰어들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된 점도 고려됐다.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도 17일부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한다.  2020년 5월 서비스 개시 후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경쟁력이 있는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헬로네이처와 롯데온처럼 현재 국내 새벽배송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는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하면 없다. 새벽배송은 인건비가 주간보다 2배 정도 더 드는 데다 냉장·냉동 배송시스템 등 물류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초기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국내 새벽배송 시장의 문을 연 마켓컬리 조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87.3% 늘어난 2177억원이었다.

새벽배송 시장 ‘빅3’로 꼽히는 쿠팡과 SSG닷컴 역시 같은 기간 각각 영업손실 14억9363만달러(약 1조8000억원), 1079억원을 기록해  2020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네이버, 지마켓글로벌, 티몬, 인터파크 등은 최근 새벽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오픈마켓 형식으로 새벽배송 여력이 있는 업체를 입점시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새벽배송 시장에 안 뛰어들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새벽배송 시장이 계속 성장을 하고 있는데 이커머스 업체들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주지 못하면 시장에선 도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용은 두 번째 문제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고객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뛰어드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물류나 배송이 가능한 업체와 손잡고 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장보기 안에 SSG닷컴을 입점시켜 지난달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기존에는 이마트몰, 트레이더스몰과 제휴를 맺고 당일 또는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당일배송 장보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270%, 상품 주문건수는 240% 증가하는 등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의 물류 역량을 활용한 만큼 이 회사와 동일하게 서울 및 수도권, 충청도까지 새벽배송이 가능하다.

지마켓글로벌은 메쉬코리아 부릉과 손잡고 한 달간의 시범 서비스를 거쳐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생필품 등 공산품 위주로 판매하고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일부 지역에 그치던 서비스 범위를 서울 전 지역으로 넓혔다. 다만 새벽배송은 지마켓글로벌 유료멤버십인 ‘스마일클럽’ 회원만 이용이 가능하다.

티몬과 인터파크도 각각 콜드체인 물류회사인 팀프레시와 농·수산물 유통벤처 얌테이블과 손잡고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나섰다.

티몬의 경우 이달부터 서울 전지역과 경기도 일부지역에서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제품별로 상이하지만 오후 4시부터 10시 사이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된다.

지난해 야놀자가 인수한 1세대 이커머스인 인터파크도 신선식품 전용관 '파머스 파크'를 열고 서울, 경기, 인천을 대상으로 새벽배송을 시범적으로 2월 한 달간 진행했다. 인터파크는 향후 입점 업체를 늘려 새벽배송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 입점 형식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물류회사 입장에선 판매 채널을 확대할 수 있고 오픈마켓쪽에선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커머스 업계 전체가 흑자를 보기보다는 계속해서 투자를 통해 시장 볼륨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게 되면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12조원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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