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보고서 작성 안진회계 吳모 상무 반대신문
삼성 "합병비율 보고서 검토 당시 날짜 오락가락"
吳 "검찰조사서 혼동한것뿐 합병비율 변경은 사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 간 불법합병을 지시·승인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 간 불법합병을 지시·승인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20일 열린 삼성물산 불법합병 의혹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소속 실무자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검토보고서 조작 논란 관련 사실관계를 혼동하고 있다며 맹공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전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장충기 차장·김종중 전략팀장·이왕익 전략1팀 임원·김용관 전략1팀 임원, 삼성물산 최치훈 이사회 의장·이영호 전 건설부문 대표·김신 전 상사부문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전 대표·김동중 전무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에 대한 2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 부회장 측이 안진회계법인 오모 전 상무에 대한 증인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 측은 오 전 상무가 직전 공판에서의 검찰 주신문에서 증언한 것과 달리 삼성물산-제일모직 가치평가 방법을 두고 논의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추궁했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증인은 안진회계법인 정모 부대표를 두 번만났다고 기재돼 있는데, 증인은 한번 만났다고 하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오 전 상무는 검찰의 주신문에서 정 부대표와 만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삼성측이 원하는 합병비율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15년 5월22일 정 부대표는 오 전 상무로부터 합병비율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삼성과의 관계를 우려해 삼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수정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후 오 전 상무는 합병비율이 삼성 측이 원하는 대로 1대 0.35가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수정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 측은 “(정 부대표를 만났다는 주장은) 중요한 이슈다. 5월20일은 이메일을 보낸 날인데 그 전에 한번 만났는 지가 중요하다"며 “증인은 정 부대표를 만나는 것은 5월22일이고 5월20일은 만나지 않았다고 번복했다”고 오 전 상무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 부회장 측은 오 전 상무가 언급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의 수정 과정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오 전 상무는 5월21일 삼성물산 우모 부장에게 합병비율검토보고서 내용에 대해 보고했으나, 우 부장이 오 전 상무에게 화를 냈고, 이후 5월22일 안진회계법인 정 부대표와 만나 상의를 한뒤 해당 보고서가 삼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오 전 상무가 정 부대표를 5월20일 만났는지, 5월22일 만났는지 혼동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전후에 대한 진술이 부정확하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 측은 오 전 상무가 정 부대표를 5월 20일 만났다면, 삼성물산 우 부장에게 합병비율검토보고서 내용에 대해 보고하기 이전이라고 지적했다.

우 부장을 만나기 이전에 오 전 상무와 정 부대표가 이야기 했다면, 우 부장을 통해 삼성 측의 입장을 듣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삼성측이 원하는 대로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의 공격에 대해 오 전 상무는 “(검찰조사) 당시에는 (정 부대표를) 두 번 만났는지 한 번 만났는지 헷갈렸다”고 답변했다.

다만, 오 전 상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삼성측이 원하는 합병비율과 자신이 소속됐던 VSD(기업가치평가)팀이 계산한 합병비율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27일 오전 10시 다음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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