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가수 이동원이 11월 14일, 오늘 새벽 암으로 유명을 달리 했다. 내가 제일먼저 한 일은 유투브에서 ‘향수(정지용 시)’, ‘가을편지(고은 시)’, ‘이별노래’(정호승 시) 등 고인의 노래를 음유하는 일이었다. 유투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는 삶의 플랫폼이다.

플랫폼 시대다. 연구개발(R&D)을 통한 특허와 지적재산권을 가지거나 고객관계(CR)를 기초로 플랫폼을 가진 스타트업 전성시대다. 일찌기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하드웨어(아이폰)와 운영시스템(OS), 어플리케이션(app)을 잇는 플랫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후, 모든 혁신은 플랫폼에 집중된다.

아마존이 아마존웹서비스(AWS)로,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애드센스로, MS가 오피스 클라우드 아주르(Azure)로, 페이스북이 sns로, 넷플릭스가 OTT 플랫폼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지배하고 있다. 다만, 그들의 혁신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와 편리함을 제공하였기에 가능했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 생산과 앱스토어를 서비스하기 전 콘텐츠 기업(CP)들은 SKT, KT, LGU+ 등 통신사들에게 1 : 9 비율에 따라 전체 매출액의 10% 정도만을 받아야 했다. 아이폰이 2009년 우리나라에서 판매되자 앱스토어에서 70%는 콘텐츠 기업(CP)의 몫이 되었다. 2009년 플랫폼은 그렇게 우리에게 왔다.

오징어게임(Squid Game)의 성공을 목격하면서 넷플릭스가 가진 플랫폼의 위력을 새삼 깨닫게 된다. 유투브(Youtube)는 공중파 3사를 비롯한 음악, 영화 등 콘텐츠 바다가 되었다. 나는 일찌기 2005년 유투브보다 6개월 일찍 서비스를 시작한 판도라TV에 투자했다. 그러나 방송3사와 CJ 등 기존 콘텐츠업체와 매체들에 의해 서비스가 좌절되었다. 요즘 방송3사와 통신사 서비스를 합병하여 출범한 웨이브나 CJ의 티빙 서비스를 보면서 유투브나 넷플릭스에 대해 불공정을 주장하면서도 유투브에 콘텐츠를 스스로 올리는 행태나 넷플릭스가 되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혁신을 외면한 기업들의 말로를 보는 것 같다. 당시 판도라TV가 유투브보다 훨씬 높은 알렉사(www.alexa.com) 순위를 기록하고 있었던 사실을 기억한다면 그 아쉬움은 배가된다.

과거는 일면 잊히기 위해서 존재하지만 과거는 일면 잊히지 않아야 존재한다. 판도라TV, 유투브, 넷플릭스에서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KT가 인공지능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날, KT는 가장 원시적인 망 사고를 일으켰다. 어떤 기업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KT에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인스타페이가 QR과 바코드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특허 등록한 것은 2007년이다. 2016년에는 카카오페이가 인스타페이가 한국전력에 제안한 QR코드 기반의 지로결제 특허를 유출하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3조가까운 자금을 투자한 끝에 올해 무려 30조원의 시장가치로 상장했다. 비록 새로운 혁신은 없지만 카카오 플랫폼에 올라 탄 덕분이다. 인스타페이는 4세대플랫폼이다. 책과 콘텐츠로 시작했다. 오프라인 교보서점, 알라딘이나 에스24, 쿠팡 등이 자신들만의 배타적인 공간(exclusive )을 요구하지만 인스타페이의 4세대플랫폼 서점인 인스타북스(instabooks)는 배타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O2O)를 초연결한다. 

현재 4세대플랫폼 서점은 ‘할인을 고대하다(고려대)’, ‘성대한 서점(성균관대)’, ‘이대로 할인(이화여대)’, ‘할인천국(인천대)’, ‘호서탐탐(호서대)’, ‘연대책임(연세대)’ 등 전국 60여개 대학에 온라운 구내서점(온구서점)과 르하임스터디 카페에 ‘인스타북스in르하임’이 200여개 개설되었다. 온구서점이 개설되지 아니한 전북대학교, 동국대학교(경주캠) 등에서는 총학생회 선거에서 후보들이 온구서점 개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1월 18일에 치뤄지는 2021년도 수능이 끝나면 각 대학 온구서점들은 학교에 따라 ‘추천하는 책’ 등을 걸고 이벤트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중앙화(centralisation)된 시스템을 분산(decentralization)하였다. 새로운 인터넷인 블록체인은 인스타페이 4세대플랫폼의 숙명과 같은 기술이다. 인스타코인(instacoin)과 인스타엔에프티(instaNFT)는 플랫폼의 혈관이자 혈액이 된다.

서울북앤콘텐츠페어(Seoul Book&Contents Fair)가 12월 1일 서울시청 전시홀에서 개최된다. 책, 웹툰, 영화, 게임을 플랫폼화하기 위한 전시회다. 7,000만명이 아닌 70억명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비전을 가진 전시회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50여명의 신인들이 책, 웹툰, 영화, 게임 콘텐츠로 공모에 참여했다. 작지만 힘찬 출발이다.

플랫폼화되지 못한 콘텐츠가 온전히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 플랫폼이 가능할 때 우리는 콘텐츠의 서비스화가 가능할 것이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인스타페이 4세대플랫폼 ‘온구서점’이 공약으로 발표된 사건은 판도라TV 이후 K-콘텐츠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 줄 것이다. 새로운 인터넷, 분산과 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의 시대다. 인스타페이가 지향하는 4세대플랫폼 온구서점이 총학생회 공약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다.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