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NO] 삼성전자 LCD 뇌종양 산재 인정 한혜경씨 "삼성이 10억원으로 회유했다"
[반칙NO] 삼성전자 LCD 뇌종양 산재 인정 한혜경씨 "삼성이 10억원으로 회유했다"
  • 문기수 기자
  • 승인 2019.06.07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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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이 보도자료를 통해 LCD 공장에서 근무한후 발병한 뇌종양에 대해 10년만에 산재인정받은 한혜경씨
한혜경씨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근무한 후 발병한 뇌종양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10년만에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공장 (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린 한혜경(41)씨가 산업재해 인정 투쟁을 벌이던 중 삼성이 10억원을 제안하며 산재 신청 철회 등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씨의 모친 김시녀씨는 7일 "삼성이 2014년 경 남궁명이라는 사람을 통해 '반올림과의 관계를 끊고 진행중인 산재 신청과 소송을 그만두면 10억원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지만 거부했다"고 포쓰저널에 말했다.

한씨 측은  "산재 인정 선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삼성 측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근무하다 퇴사후 뇌종양 판정을 받은 한혜경씨가 10년간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 위해 8번의 재신청 끝에 지난 5월30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 통지를 받았다고 지난 5일 전했다.

한씨는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서 1995년 11월부터 2001년 7월까지 5년 9개월 동안 생산직 오퍼레이터로 근무했다. PCB기판에 전자 부품을 납땜하는 SMT 공정에서 일했다.

SMT에서 일하는 동안 납과 플럭스, 유기용제등에 노출됐다. 이 탓에 재직 중에도 생리가 중단되는 등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껴 퇴사했다. 퇴사 4년 뒤인 2005년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뇌종양을 수술로 제거했지만 후유증으로 시각, 보행, 언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한혜경씨는 2008년 가을 즈음 반올림에 뇌종양 피해를 제보했고 2009년 3월 뇌종양에 대해 산업재해 신청을 제기했다. 근로복지공단은 2009년 산업재해를 승인하지 않았고 이후 불승인이 잘못됐다는 소송을 냈지만 2015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한혜경씨는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과 삼성전자의 10억원 회유 시도 등으로 힘이 많이 들었지만 산재인정을 받아 다른 뇌종양 피해자들에게 선례를 만들기 위해 10년 동안 투쟁해 왔다고 했다.

한혜경씨는 이후에도 모두 7번의 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한씨가 근무하는 동안 노출된 유해물질에 대한 위험성이 충분히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승인하지 않았다.

한혜경씨는 포기하지 않고 2018년 10월 16일 민주노총 법률원의 법적 조언을 받아 산재인정 재신청을 냈다.

올해 4월 29일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판정서를 통해 ▲한씨가 약 6년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하면서 작업 공정 중에 납, 주석, 플럭스, 이소프로필알콜 등 유해요인에 노출된 점 ▲2002년도 이전의 사업장에 대한 조사가 충분치 않았던 점 ▲한씨가 업무를 시작한 시기가 만 17세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유해요인에 노출됐다는 점 ▲한씨가 업무를 수행한 1990년대의 사업장 안전관리 기준 및 안전에 대한 인식이 현재보다 낙후돼 보호 장구 미착용 및 안전조치가 미흡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최근의 뇌종양 판례 및 판정위원회에서 승인된 유사 질병 사례를 고려할 때 업무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어 뇌종양과 업무와의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위원들 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한씨 관련 사안에 대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서로 미루면서 누구도 책임있게 답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한씨 일은 삼성전자 시절에 있었던 일이라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2012년에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분사했기 때문에 한씨 일은 삼성디스플레이 소관이다"고 말했다.

반올림은 오는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한씨의 산재인정을 축하하는 음악회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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