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현대차 세타2 엔진 리콜 전 '베어링 강도 개선' 내부문건 확보..."이물질 탓" 기존 주장과 배치 논란
[단독] 檢, 현대차 세타2 엔진 리콜 전 '베어링 강도 개선' 내부문건 확보..."이물질 탓" 기존 주장과 배치 논란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5.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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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김성현 기자] 현대·기아차가 한국과 미국에서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리콜을 실시하기 전에 콘로드 베어링 강도개선 방안을 짜 경영진에 보고한 내부 문건을 검찰이 확보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타2엔진의 비충돌 화재발생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선 '설계 잘못에 따른 구조적 결함' 이 아니라 '이물질 유입' 등 공정상의 실수 때문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해당 문건 작성일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세타2 엔진 탑재 차량을 처음으로 리콜한 2015년 9월 보다 한달 전이다.

현대·기아차의 세타2엔진 리콜 관련 고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형진휘)는 지난 2월 20일 현대·기아차 본사 품질본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세타2 엔진 베어링 강도개선과 관련된 내부 문건 다수를 확보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문건 중 검찰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세타2 콘로드 베어링 소착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9쪽 짜리 문건이다.

해당 문건은 현대차그룹 상부 보고용으로 2015년 8월 11일 현대차 품질본부(당시 본부장 방창섭) 명의로 작성된 것이다.

문건의 '엔진 문제 발생원인' 항목에는 ▲베어링 구조 강건성 취약(연구소 귀책) ▲오일라인 품질관리 미흡(생산)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베어링 구조 강건성 취약’이라는 표현은 그 동안 현대차 내부고발자를 비롯해 미국의 CAS 등 시민단체들이 '엔진 설계 결함'이라고 주장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문건에는 ‘콘로드 베어링 구조 이물질에 대한 강건성 및 콘로드 자체 강건성 보완을 위한 설계 변경 내역’ 항목과 함께 ▲콘로드베어링 재질 변경 및 도금 추가 (A10H→PK1+B05M)를 통해 이물질에 대한 친숙성 개선 ▲콘로드베어링 오일 간극 6μm 증대(16~34→22~40) ▲콘로드 강성 보강을 위한 재질 변경(HPF80→HPF90S) 및 체결력 증대를 위해 볼트 변경 ▲(M8→M9)으로 콘로드 지지력 개선 등 설계 개선내용도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시민단체 등은 세타2 엔진의 비충돌 엔진발화 원인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력 엔진이 MPI(다중분사방식)에서 GDI(가솔린직사방식)으로 변경돼 폭발력은 기존 대비 크게 늘었지만 이를 엔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세타2 엔진의 비충돌 발화는 콘로드 베어링이 소착(녹아붙는 현상)되면서 엔진 피스톤이 파손돼 실린더 벽을 뚫고 나오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엔진의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부품을 커넥팅로드(콘로드)와 크랭크사프트라고 하는데, 콘로드 베어링은 콘로드와 크랭크사프트의 회전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팔찌모양의 부품이다.

현대차는 2015년 8월 19일 세타2엔진 리콜과 관련해 미국에서 열린 현대차-도로교통안전국(NHTSA) 관련 회의에서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해당 엔진 생산 시 청정도 문제로 크랭크샤프트 윤활부(베어링 부분)로 이물질(debris)이 유입돼 베어링 소착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런 사유로 미국에서 2015년과 2017년 세타2 엔진 장착 차량 166만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현대차는 2015년 9월 10일 ▲2011~2012년 식 소나타 47만대를 리콜했고 이어 2017년 3월 31일에는 ▲2013~2014년 식 소나타와 싼타페 57만 2000대를 리콜했다.

기아차도 2017년 3월 ▲2011~2014년 식 옵티마(K5), 소렌토, 스포티지 61만8160대를 같은 이유로 리콜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4월 7일 세타2엔진 장착 모델인 현대차 그랜저HG, YF소나타와 기아차 K7, K5, 스포티지 등 5개 차종 17만1348대를 리콜했다.

당시 현대차는 같은 콘로드 베어링 소착 문제에 대해 ‘크랭크축 오일홀 가공 장비 관리 미흡으로 이물질 잔존’이라고 리콜 사유를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리콜 적정성 조사를 통해 ‘설계변경에 따른 불량률 감소 패턴이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동일하거나 유사한 원인에 의해 소착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지만 추가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이 확보한 문건의 최종 결재권자는 신종운 당시 현대차그룹 품질담당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운 전 부회장은 2001년부터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에서만 줄곧 근무했다. 2015년 10월 세타2 엔진 파동이 본격화된 직후 고문으로 위촉되면서 일선에서 퇴진했다.

지난 2017년 4월 24일 시민단체 YMCA는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이 고의적으로 결함을 은폐·축소했다며 자동차관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당시 피고발인에는 정몽구 회장이 포함됐다.

자동차관리법 제78조는 '자동차 결함을 은폐·축소 또는 거짓으로 공개하거나 결함사실을 안 날로부터 지체 없이 그 결함을 시정하지 아니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문서는 설계상 결함이 있음을 판단한 문건이 아니다. 사용조건과 제조 편차를 흡수하는 설계의 강건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문구"라며 "설계 상 기준치를 만족한 제품인 경우에도 제조과정에서 이물질 등 문제가 개입되면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문건은 제조문제 등이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튼튼한 제품을 만들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회사의 추구 가치를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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