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H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입주기...3분의 1 가격에 더 넓어진 집
[르포] LH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입주기...3분의 1 가격에 더 넓어진 집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5.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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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2억4000만원, 실내 면적 12평, 관리비 월 10만원에 전기세·수도세 별도, 통장에 든 돈은 3000만원 정도, 전세자금대출 이자 4%대...

서울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은 ‘주거’ 문제에 골치가 아프다. 부동산 중개인과 3명이서 들어서면 움직이기 힘든 작은 집들의 전세가격이  2억원을 훌쩍 넘어간다. 집이 조금 넓다 싶으면 30년 넘은 주택에 수리해야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신축이라고 자랑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듣고 들어선 집은 도저히 아이를 낳고 키울 넓이가 되지 않는다.

5억~6억원 정도 되는 20평형대 아파트는 내 생애 살아볼 수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결혼을 포기하든지 출·퇴근 불편함을 무릅쓰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 외곽으로 집을 구하든지 선택을 해야 한다.

2018년 7월 5일 문재인 정부는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시세의 30% 수준 집을 39만호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혼부부이자 주거 문제의 중심에 있던 기자는 정부의 신혼부부 매입임대 주택 입주에 도전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계약서. /사진=김성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계약서. /사진=김성현 기자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2019년 1월 29일 전국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올해 첫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 홈페이지에 공지됐다.

모집 인원 4245명, 공급호수 1415호, 이 중 서울에는 10개 구에 총 531호가 공급된다.

입주 자격은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70%(맞벌이 시 90%) 이하이고 신혼부부거나 예비신혼부부여야 한다.

신혼부부 중 아이가 있거나 임신을 한 사람은 1순위로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우선적으로 입주가 가능하다.

입주신청은 LH청약신청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접수를 한다. 간단한 신상과 입주자격 체크로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에 앞서 LH는 매입임대 대상 아파트를 신청자들에게 공개한다. 새롭게 지어진 신축 아파트며 넓이는 53㎡에서 70㎡까지 다양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분양에서 사용되는 공용면적이 포함된 넓이가 아닌 실제 거주하는 실내 면적으로 기대치보다 넓은 집을 볼 수 있다.

기자는 동대문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 입주 신청을 냈다.

임신 중인 아내는 회사를 쉬고 있었지만 정부로부터 실업수당을 받고 있어 맞벌이로 보고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90% 기준을 충족해 간신히 신청이 가능했다.

기자가 신청한 아파트는 총 50가구를 모집했다.

신청자는 100여명을 넘었다. 1차 심사를 통해 신청조건을 충족한 86명이 ‘서류제출 대상자’로 선발됐다. 이 중 26명이 아이를 가진 1순위 대상이다. 

서류제출대상자는 정해진 기간까지 ▲주민등록등본 ▲혼인신고서(예비 신혼부부는 입주 전까지 혼인신고서 제출) ▲세대구성확인서 ▲배우자소득관련 증빙서류 등을 담당 LH지역본부를 찾아 제출하면 된다.

이를 통해 ▲월평균 소득 ▲자녀의 수 ▲혼인기간 ▲입주대상자의 나이 ▲청약저축 및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횟수 ▲경제활동 참여 기간 ▲해당 지방 연속 거주기간 ▲장애인 등록 여부 ▲직계 존속 부양여부 등을 평가하고 점수가 책정된다.

높은 점수가 앞선 번호를 받고 우선적으로 집을 선택한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의 부엌 모습. /사진=김성현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의 부엌 모습. /사진=김성현 기자

집값은 인근 평균 시세의 30%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동대문구 장안동 기준 66㎡의 LH 매입임대주택은 보증금 568만원에 월 47만원의 임대료를 내면된다.

보증금은 100만원 단위로 올릴 수 있다. 최대 월 임대료의 60%까지 감면이 가능하다. 같은 주택의 보증금을 6200만원까지 올리면 월 임대료는 18만원까지 낮아진다. 이는 인근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 전세가 5억 전후인 것과 비교하면 대폭 낮은 가격이다. 관리비는 1만원 수준이다.

LH 입주 신청 전 1억5000만원의 전세자금대출을 받았던 기자는 매달 지급하는 이자만 50만원 안팎에 달했다.

LH입주가 결정돼 대출을 하지 않고도 더욱 저렴한 가격에 두 배는 큰 집에서 살 수 있게 됐다.

1월에 입주 신청을 받고 2월부터 서류접수를 받았던 LH는 서류심사와 소명 과정을 거쳐 4월 말 입주자 우선순위를 발표했다.

여기서 부여된 번호순대로 집을 선택하게 된다. 기자는 소득 등에서 0점을 받아 1순위 대상자임에도 10번대 중간 번호를 받게 됐다.

입주자가 선정되면 LH는 다시 아파트의 모든 문을 열고 공개한다. 모든 집을 보고 각각의 신혼부부가 우선적으로 선택할 동과 호를 정하게 하는 것이다.

5월 8일 계약 당일 LH는 입주포기자를 예상해 입주가능자의 1.2배수인 60명을 한국토지공사 서울지역본부로 불렀다. 이날 입주를 포기하고 불참한 사람은 7명이다.

계약을 진행한 LH관계자는 “일반적으로 70% 수준의 입주 대상자만 참석하는데 이날은 거의 모두가 참석했다”며 “이는 내가 본 중 가장 높은 참석율”이라고 말했다.

53명이 자리에 앉았으며 1번부터 차례로 집을 고르고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예비순번을 받고 참석한 3명은 앞선 번호 중 포기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자신의 번호가 불리길 기다렸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계약은 1시간 30분이 조금 지나 마무리됐다. 아쉽게도 앞선 50여명이 모두 집을 계약해 예비자 3명은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모든 참석자의 관심은 실내면적 70㎡의 2개뿐인 호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집중됐다. 해당 호는 1번과 3번의 차지가 됐다.

집을 선택한 입주대상자들은 보증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LH에 입금하고 미리 준비된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LH는 입주지정기간 90일을 주고 기간 중 입주날짜를 정해 관리자에게 열쇠를 받도록 한다.

90일이 지나도 입주를 못한 입주자에게는 다시 3개월을 준다. 다만 이 기간에는 잔금에 대한 연체료 등이 발생한다. 총 6개월 내에 입주를 못하면 해약처리 되고 기회는 예비 입주자에게 넘어간다.

입주를 마친 입주자는 2년마다 재계약을 하게 되며 최대 9번의 재계약이 가능하다. 조건만 충족하면 최대 20년을 거주할 수 있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LH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의 거실 모습. 시세는 인근 일반 주택의 30% 수준으로 모두가 신축이다. /사진=김성현 기자
동대문구에 위치한 LH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의 거실 모습. 시세는 인근 일반 주택의 30% 수준으로 모두가 신축이다. /사진=김성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은 입주 후 소득이 증가한 가구에 대해 퇴거 명령을 했던 기존의 방식을 개편했다. 

늘어난 소득에 따라 임대료를 올리는 식으로 변경돼 매 계약 때마다 퇴거 대상이 되는 불안이 사라졌다.

앞선 주거복지 정책에서는 외벌이로 LH에 입주했다가 맞벌이로 전환하며 소득이 올라 퇴거대상이 돼 길바닥에 앉아야 했던 가구가 많았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11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는 행복주택, 국민임대, 희망타운 등으로 나뉜 주거정책을 점차 하나로 통합해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주거정책에서 대상에 따라 차등되는 조건과 주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해당 정책에 따라 지난해 7월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를 발표하고 1월부터 활발히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지난달 전국을 대상으로 한 신혼부부 매입임대 주택의 계약을 마친 LH는 이달 15일부터 다시 전국 대상 신혼부부 매입임대 입주 신청을 받는다. 지방에 대한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의 공지도 LH청약센터를 통해 일정 등을 확인 가능하다. 

LH청약센터 홈페이지에 공고된 신혼부부 청년주택 입주자 선정 공고. /사진=LH청약센터 캡쳐
LH청약센터 홈페이지에 공고된 신혼부부 청년주택 입주자 선정 공고. /사진=LH청약센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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